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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ESG 바람' 타고 친환경 선박 질주

1~2월 LNG·LPG추진선 비중 50% 육박

2021-03-0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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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해운사에 대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쓰면서 친환경 선박 수주가 늘고 있다. 작년에는 친환경 선박 수주 비중이 전체의 절반이 채 안 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해(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조선사들의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추진선 수주량은 114만3979CGT로 전체(241만8412CGT)의 절반가량인 47.3%다. CGT는 선박의 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무게 단위로, 선박을 셀 때 흔히 사용하는 지표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주 비중은 약 45% 수준이었다.
 
LNG·LPG 추진선은 배출 가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연료를 사용하는 배보다는 적어 통상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한다.
 
친환경 선박이 인기를 끄는 건 세계적으로 배출 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이 내뿜는 황 함유량 기준을 3.5%에서 0.5%로 낮추기로 했다. 황은 산성비 등을 유발하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졌다.
 
IMO가 규제를 시작하면서 해운사들은 황 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선박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하는 처지다. 이 중 저유황유는 기존 연료보다 가격이 비싸고, 탈황장치는 오염물질을 해수로 씻는 방식이라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 10여개 국가가 자국 항만에서 가동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초기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추진 원유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올해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IMO 에너지효율 계산지침(EEXI) 규제가 2023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후선 교체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1만7300여척 중고 선박이 향후 10년 내 친환경 선박으로 전부 교체된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1500~1700척의 발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쉘과 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석(VLCC) 10척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LNG 이중연료 추진선은 벙커씨유와 LNG 연료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선종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세계 1위 선사 머스크 또한 2년 이내에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컨테이너선을 도입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은 2030년이었는데 7년 앞당긴 셈이다. 머스크는 바이오가스에서 추출한 바이오 메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이중 연료 엔진 선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도 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LNG·LPG 추진선을 넘어 배출 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 친환경 선박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 배터리로 추진하는 선박, 암모니아로 운영하는 선박 등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개발을 위해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를 하고 이를 통해 1조원가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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