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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연령 불문 불청객 어지럼증, 방치 시 만성화 주의

젊은 연령대도 가파르게 증가 중…증상 다양해 정확한 진단 필요

2021-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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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질환명이 아닌 증상이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사진/세란병원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어지럼증도 하나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게 되면서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보통 어지럼증은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어지럼증은 나이를 따지지 않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병이다. 특히 모든 연령대에서 어지럼증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고 발생하는 원인 역시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9만8036명이었던 어지럼증 환자 수는 2019년 94만9519명으로 늘어나면서 10년간 5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령별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환자들의 수를 살펴보면 50대가 10만8596명에서 17만7429명으로 63.3% 증가했고, 60대는 10만 8951명에서 18만8586명으로 73.6% 늘었다.
 
보통 50대 이상부터 어지럼증 환자들의 증가 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전 연령에 걸쳐 어지럼증 환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실제 10대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한 환자 수는 2010년 3만5542명에서 2019년 5만197명으로 41.2% 늘어났다. 20대 역시 같은 기간 4만7701명에서 6만7325명으로 늘어나면서 43.2% 증가했다.  30대(21.5%)와 40대(28.0%)에서도 어지럼증 환자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어지럼증이 우리 사회의 흔한 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지럽다는 것은 우리 몸의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하는데, 균형감각은 뇌기능, 자율신경, 근골격계, 내이의 전정기관 등이 복합적인 협업 관계를 맺으며 유지된다. 때문에 이 복합적인 관계에서 한가지 기능이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적인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 과정에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크게 뇌와 관련된 중추신경계 질환에 따른 어지럼증, 전정기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말초신경계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 내과적 질환 중 하나인 기립성 저혈압에 따른 어지럼증, 공황장애, 우울증과 같은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분류된다.
 
중추신경계와 관련된 질환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놀이기구를 탔을 때와 비슷하게 주변이 빙빙 도는 '현훈'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스펀지 위를 걸어가거나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때를 균형 실조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뇌신경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또 가벼운 어지럼증과 함께 눈앞이 아득해지는 증상이 특징인 비특이성 어지럼증은 심리적 원인, 약물, 심혈관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어지럼증은 질환명이 아닌 증상이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다. 치료 방법으로는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세반고리관 내의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이석 정복 요법, 균형감각 재활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균형감각 재활 치료법은 일원화된 치료 방식이 아닌 개개인의 어지럼증 원인과 증상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만성 어지럼증이나 약물치료 요법의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시도해볼 만한 치료법이다. 만약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빈혈약이나 보양식 등을 통해 자가 치료하는 것은 질병을 악화시키고 만성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음으로 주의해야 한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원장은 "어지럼증은 어느 한 연령층에서만 걱정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전 연령대에 걸쳐 그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며 "나이대별로 어지럼증이 발병하는 원인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치료 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지럼증을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방치했다가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만성 어지럼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라며 "자신이 느끼는 어지럼증을 잘 관찰했다가 반복적이거나 증상이 심해질 경우에는 빠르게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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