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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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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5대 금융 지각변동)①왕좌 탈환 KB-4위 굳힌 농협…문제는 ‘은행’

사모펀드 사태·비은행 급성장에 '시장재편'

2021-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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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농협·우리)가 지난해 코로나19와 저금리에도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거뒀다. 호실적 속에 KB금융(105560)지주가 1위를 탈환하고 농협금융이 4위에 오르는 등 순위 역전이 속출했다. 비은행의 급성장 속에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 관리가 시급하다는 위기감도 고조된다. 
 
비은행 업고 역대급 순익…증권사 없는 우리금융 울상  
 
16일 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순이익은 12조5502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줄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지주가 3조4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늘었고,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는 0.3% 늘어난 3조4146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는 10.3% 오른 2조637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1조7359억원으로 -2.4%, 우리금융지주(316140)는 1조3073억원으로 -30.2% 줄었다. KB금융은 3년 만에 신한금융에 앞서며 왕좌를 거머쥐었다. KB금융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핵심이익 증가와 M&A 결실로 이익체력을 유지했다"며 "경상순이익에 대한 비은행 부문 비중이 34.3%를 기록하며 은행과 비은행 실적이 균형있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사태와 비은행의 급성장은 금융지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모펀드 손실비용을 4725억원 반영한 신한금융은 2위로 밀렸고,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은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호실적 잔치에서 소외되며 순이익이 30% 넘게 쪼그라들었다. 2019년까지 순이익 규모 5위였던 농협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우리금융에 앞선 뒤 순위 굳히기에 성공했다. KB금융의 비은행계열사 성장률은 25.6%로 특히 증권수입수수료는 수탁수수료를 중심으로 1년새 77.9%나 급증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이익비중(34.3%)도 전년보다 10.3%p 늘었는데 하나금융투자 순이익은 46.6% 급증한 걸로 나타났다. 
 
그 사이 은행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국민은행이 2조2982억원으로 전년보다 5.7% 감소했고, 신한은행 2조778억원(-10.7%), 하나은행 2조101억원(-6.7%), 우리은행 1조3632억원(-10.2%), 농협은행 1조3707억원(-9.6%)이었다. 빚투 열풍에 은행의 원화대출은 역대급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초저금리 여파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이자이익은 기대에 못미쳤다. NIM은 농협은행 1.65%, 국민은행 1.51%, 신한은행 1.34%, 하나은행 1.28%, 우리은행 1.29%로 모두 하락했다. 
 
대손충당금도 대폭 늘었다. 국민은행 2100억원, 신한은행이 2860억원을 적립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들은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올릴 수밖에 없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미래손실흡수능력을 키우고 투자자산의 잠재적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추가 적립하면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57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은행 실적관리 '비상'…배당 줄여 투자 매력 감소 
 
금융지주 실적이 비은행에 치중하면서 은행의 경영관리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빅테크와 인터넷은행의 가세로 대출, 외환,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 리테일 사업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환경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규시장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리테일의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기존의 시장지배력을 위해 데이터 구축방식을 전환해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금융지원과 배당성향 인하 요구도 은행들에겐 부담스러운 요구다. 금융당국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연장하겠다는 기조여서 은행들의 부담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당국은 금융권과 협의해 기존 3월말 종료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시행 중인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성향은 줄줄이 내려갔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기존 26%, 25.8%의 배당성향을 정부 권고 수준인 20%로 내려잡았다. KB금융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와 실물경제 지원이 요구돼 배당은 일시적으로 축소했지만,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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