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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구조실패' 김석균 무죄

재판부 "아쉽지만 형사체계상 업무상과실 묻기 어려워"

2021-02-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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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세월호 구조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상자를 낸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경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는 업무상 과실치사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청장에 대해 "구체적인 구조 업무에 관해 형사체계를 근거로 업무상 과실을 묻는 것은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경청장과 이춘재 전 해경청 경비안전국장, 최상환 전 해경 차장 등 해경 관계자 9명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쟁점은 김 전 청장 등이 구조세력 도착 전후로 임무를 위배한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였다. 재판부는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의 탈출과 구조세력 내 허위 보고, 늑장 대처, 통신 장애 등으로 김 전 청장 등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각급 구조본부가 세월호와 안정적으로 교신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은 진도 VTS였고, 진도 VTS는 사고 당시 오전 9시 7분께부터 세월호 선장과 교신 하면서 퇴선 결정을 독려했다"며 "당시 진도 VTS의 교신 내용 등에 비추어 이를 보고 받은 서해청 상황실은 어느 정도 퇴선 준비가 이루어졌고, 퇴선 여부 결정만이 남은 상태였다고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각급 상황실과 항공 구조세력 사이에 기술적 문제 등으로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구체적 구조임무와 관련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조 세력이 세월호 앞에 도착한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세월호에는 승객들로 하여금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이 계속됐을 뿐, 사고 상황이나 대피 방법 등에 관한 안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선장과 선원들은 오전 9시 37분께 진도 VTS에 '탈출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탈출 시도하라고 방송했다'고 교신한 뒤 진도 VTS 호출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9시 46분께 자신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퇴선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설령 피고인들이 세월호 선장·선원들과 직접 교신해 퇴선 준비 등을 지시했더라도, 이들은 그 지시를 묵살하거나 탈출 방송을 했다는 대답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511호 헬기, 123정의 도착 보고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세월호 승객들의 상황과 침몰상황의 급박성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9시 23분 도착한 123정이 모든 구조세력이 들을 수 있는 TRS 보고를 9시 38분과 44분에야 한 점, '승조원을 승선시켜 퇴선 유도하겠다'고 보고하고도 승조원들에게 승선 지시를 하지 않은 점, 세월호가 10분 남짓한 시간에 급속히 침몰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던 점 등도 김 전 청장 무죄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각급 구조본부에서는 9시 50분 전후로 퇴선 관련 조치를 했다"며 "당시 피고인들이 파악한 정보를 토대로 적절하게 내려진 것으로, 세월호 침몰이 다소 늦어졌다면 많은 승객들을 구조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급박한 상황에서 벌어진 미흡한 대처 등이 아쉽고, 상급자인 피고인들을 질책할 수 있지만 형사법으로 죄를 묻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무죄 선고가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아쉬움만 남느냐. 제대로 선고한 것 맞느냐"는 항의가 이어졌다.
 
반면 김문홍 전 목포해경서장은 '목포서장 행동사항 및 지시사항' 문건에 사고 당일 오전 9시 5분께 세월호에 퇴선 유도를 한 것처럼 3009함 서무 직원에게 지시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서장 지시를 이행한 목포해경 3009함 경정 이모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유족 측은 재판 직후 "자신들이 내린 세월호 참사의 본질과 성격을 정면으로 뒤집음으로써 이제 모든 국민은 위험에 처하면 스스로 탈출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 측 법률 대리인 이정일 변호사는 "적어도 9시 37분에  TRS를 통해서 123정장과 통화한 내용을 토대로 해서 최악의 경우를 전제로 해서 대공 마이크를 통해 퇴선 하라고 지시를 했었어야만 된다"며 "그러나 그 지시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은 있다는 입장으로 해서 계속적으로 저희가 재판부에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출석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석균(왼쪽) 전 해양경찰청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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