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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CEO동향)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2년 연속 최대 실적 이끈 비결은?

해외 사업 공격 추진 결실 맺어…신제품 현지화 전략 주효

2021-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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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오리온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을 두고 해외 사업이 이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허인철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되고 있다. 그간 허 부회장이 해외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온 만큼 그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230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2% 신장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 오른 3756억원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2019년에 이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들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이 이번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오리온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그간 추진해 온 허 부회장의 경영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허 부회장은 2014년 오리온의 첫 전문 경영인에 오른 뒤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해외 사업이 오리온 매출에서 비중이 크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역량 강화에 나섰다. 생산 부문에 글로벌 전략구매팀을 만들고 조직 개편으로 해외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해 중국 법인 매출이 타격을 받자 현지 유통 채널에 변화를 주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상인인 경소상을 공략했으며 알리바바, 티몰 등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했다.
 
이에 오리온의 중국 법인은 2018년부터 회복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성장한 1조91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9.1% 신장한 1731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중국 법인이 매출 1조를 넘어선 건 사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허 부회장의 적극적인 제품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초코파이가 큰 인기를 끌자 초코파이 맛을 달리하며 상품 구색을 확대했고 베트남의 주식이 쌀임을 고려해 내놓은 쌀 스낵 안이 대표적이다. 안은 현지 쌀과자 시장 내 2위 브랜드에 올랐다. 이에 지난해 베트남 법인 역시 매출액 2920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러시아에서는 현지 소비자에게 친숙한 베리류 잼을 활용한 초코파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공략했다. 그 결과 러시아 법인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2%, 영업이익은 31.3% 신장했다.
 
다만 오리온이 새롭게 뛰어든 신사업의 안정화는 여전히 허 부회장의 숙제다. 허 부회장은 취임 직후 오리온을 종합식품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디저트, 간편대용식, 생수, 건강기능식 4대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7년 내놓은 초코파이 하우스는 올해 2월 기준 도곡본점을 비롯해 전국 4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2019년 하반기(16개)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초코파이 하우스는 오리온 대표 브랜드인 초코파이를 디저트 제품으로 만든 것으로 티라미수, 제주 한라봉 등 다양한 맛의 초코파이와 선물용 상품을 파는 것이 특징이다.
 
생수 사업도 갈 길이 멀다. 오리온은 2019년 말 제주용암수를 론칭하며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주용암수 론칭 직후 제주도와의 갈등으로 사업 진행에 브레이크가 걸린 탓에 지난해 6월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제주용암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제주용암수의 시장 안착을 위해 최근 제주용암수의 이름을 ‘닥터유 제주용암수’로 바꾸고 라벨을 리뉴얼하기도 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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