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우연수

개미의 공매도 사용설명법

2021-02-06 04:00

조회수 : 2,68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3월15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에 금융당국이 한걸음 더 뒤로 물러섰습니다. 이런저런 약속을 하고, 5월2일까지 금지조치를 연장하기로 한 것이죠. 4월 선거에 눈치보느라 땜질식으로 재개를 미뤄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어쨌든 또 한번 자본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이 관철된 사례입니다.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입김이 예전과 달리 세졌다는 방증이겠죠.
 
커진 '개미'의 힘에, 앞으로 개인들이 공매도 시장에서도 활약을 벌일지도 기대가 됩니다. 아직까지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습니다. '주가를 떨어뜨리는 나쁜 제도'라는 인식이 강해, 직접 하려는 사람은 적은 상황입니다. 정부가 개인공매도 확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준비하고 있지만 반응도 시큰둥합니다.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과 정보력 앞에, 개인의 공매도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그럼에도 이왕에 정비되는 제도라면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는 둬야할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도 원래는 기관와 외국인의 놀이터였습니다. 하지만 여러번의 위기를 겪으며 개인투자자들은 '스마트' 개미로 거듭났고, 큰 자금을 굴리는 '슈퍼개미'들은 이제 겁없이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매물을 저가에 매수하곤 합니다. 그리고 장기투자해 성과를 했죠. 
 
우선 공매도를 하기 위해선 우선 주식을 빌려야 합니다. '빌린 주식(이자는 내야 합니다)'을 높은 가격에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내가 직접 사들여 되갚으면 차익을 볼 수 있는 게 공매도 투자입니다. 이자율은 증권사마다 다릅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돈을 갚는 '신용융자'와 구조가 딱 반대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증권사 중에는 '신용 대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데, 개인은 이 대주 물량을 빌려 공매도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SK증권, 유안타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있습니다. 그 중엔 이용자가 워낙 적어 사실상 서비스가 중단됐다시피한 곳도 있지만, 어쨌든 주식을 빌릴 수 있는 기관들입니다. 정부는 더 많은 증권사들을 설득해 개인들이 빌릴 수 있는 '통합 대주 재원'을 만들 계획인데, 대형 증권사들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곧 더 많은 증권사에서 대주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죠.
 
다만 처음 투자하는 사람은 3000만원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증권사별로 자기자본 여력에 따라 제한이 있엇는데,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한도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거래 경험이 쌓이면 최대 7000만원까지도 늘어나고, 개인전문투자자의 경우엔 제한이 없습니다. 
 
사전에 교육도 이수해야 하고 모의투자도 해봐야 합니다. 위험한 거래인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죠.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곱버스' 상품들이 개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공매도도 비슷한 성격의 전략이 될 수 있지만 더 위험하다는 점 반드시 유의하며, 안전하게 투자합시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 우연수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