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국회에 인사위원회 구성을 요청한 가운데 여야가 위원을 추천하는 대로 검사 등 조직 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야당인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때와 마찬가지로 인사위원회 추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 본격적인 수사는 그만큼 늦어질 우려도 있다.
3일 공수처법에 따르면 인사위원회 위원은 처장과 차장,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처장이 위촉한 사람 1명, 여당이 추천한 2명, 야당이 추천한 2명으로 구성된다. 인사위원회는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공수처 검사의 임용, 전보, 그 밖에 인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위원 추천과 관련해서는 김진욱 공수처장이 후보자로서 인사청문회를 거칠 당시부터 야당의 인식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 있었다.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인사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야당 2명이 배정돼 있다. 야당 추천이 늦어질 경우 5명으로 인사위원회를 강행할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당연히 야당 존경하는 법사위원님들이 협조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저희가 강행할 그런 이유도 없다"고 대답했다.
장 의원은 인사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만장일치제로 운영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김 처장은 "만장일치까지는 아니라도 최대한 야당 추천 위원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또 장 의원은 "한두 사람만 반대해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만장일치제로 운영해야 야당 추천 위원 2명을 추천하는 것을 도와드릴 수 있다"고 엄포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김 처장은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 위주로 공수처 검사를 선정할 수 있다는 국민의힘의 지적에 대해 오히려 적극적인 인사위원회 위원 추천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민변 출신들 정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 아닌가"라며 "민변 출신들을 대거 임명해 민변 검찰청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질의했다. 이에 김 처장은 "지금 말씀하시는 민변 공수처가 되지 않도록 참여를 해주시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맞받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15월 공수처법 시행, 8월4일 후속 3법(국회법 개정안,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운영규칙안) 통과 이후에도 처장후보추천위원조차 추천하지 않았다. 이후 그해 11월18일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에서도 김진욱 당시 후보자를 포함한 2명을 국민의힘 추천 위원 2명이 반대해 추천이 무산되기도 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추천위원회 의결정족수를 7명중 6명 찬성에서 3분의 2 찬성으로 바꿔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는 내용으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 개정안이 지난해 12월10일 통과되면서 공수처장 임명 절차가 진행됐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