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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닭고기값 오르자 치킨 일부 메뉴 품절…업계 '비상'

육계 도·소매 가격 들썩…백숙용 닭고기 1만원 넘어

2021-02-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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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6일 서울 한 마트에서 닭고기 매대 곳곳이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전국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백숙용 닭고기 가격은 오르고 일부 치킨 메뉴는 수급 불안으로 품절 사태가 발생하는 등 육계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1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육계 도매 가격은 3116원으로 전년 대비 34.5% 올랐다. 같은 기간 치킨에 주로 사용되는 10호 도매 가격은 3159원으로 14.5% 인상됐다.
 
육계 도매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달 기준 육계 소매 가격은 589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비싸졌다.
 
백숙용 닭고기 소비자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하림 자연실록백숙(830g)은 1년 전보다 21.27% 오른 9350원, 하림 토종닭백숙(1050g)은 전년 대비 14.4% 오른 1만560원으로 나타났다.
 
AI 확산 여파가 육계 시장에도 영향을 주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AI 확산세에 부분육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한편 가격도 큰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부분육은 닭다리, 닭날개, 넓적다리를 말한다. 실제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북채(닭다리)와 닭날개의 가격은 전년 동요일 대비 50% 올랐다.
 
교촌치킨 홈페이지에 공지된 부분육 메뉴 일시품절 안내.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 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닭날개만을 모은 치킨 메뉴를 윙, 닭날개와 닭다리로 구성한 치킨을 콤보라는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경우 윙, 콤보 등 부분육 메뉴가 품절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AI 여파로 원육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부분육 메뉴 주문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전체 매출에서 부분육 메뉴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교촌치킨이 우선적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bhc, BBQ 등 다른 경쟁사들도 부분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AI 영향을 덜 받는 육계시장까지 비상이 걸린 까닭은 AI 확산세가 장기화된 탓이다. 육계는 산란계보다 AI의 직접적 영향은 덜하지만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살처분과 더불어 이동 중지 명령으로 간접적 피해를 입게 된다. 특정 지역에 AI가 발생하면 산란계 살처분 뿐만 아니라 확산 예방적 차원에서 AI에 걸리지 않은 육계까지 살처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일 기준 현재까지 가금농장(체험농원 포함)에서 총 82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가금류 살처분 규모는 2473만5000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산란계 1303만8000마리, 육계 616만7000마리가 살처분 됐다.
 
아울러 살처분과 이동중지명령을 우려한 양계업체가 평소보다 빨리 생계 출하를 결정하는 것도 부분육 수급 불안의 원인으로 꼽힌다. 부분육은 주로 치킨에 쓰이는 10호보다 큰 12호~16호에서 분리하게 되는 데 양계업체가 이 정도로 닭이 크기 전에 일찍 출하를 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는 수급이 불안정한 부분육 대신 한 마리 메뉴 판매 독려에 나서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부분육 수급이 어려운 만큼 한 마리 메뉴 할인 행사 등으로 부분육 소비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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