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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또다시 풍수해가 온다면

2020-11-21 20:09

조회수 :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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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TV에서 나온 119 재연 프로그램을 보면서 안타까운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벼운 사고 피해자 A를 구조하느라 더 위급한 B를 구조 못했다는 내용 같았는데요. 우선순위 때문에 사람의 목숨이 좌우된다는 게 어린 나이에도 안타까웠습니다.

최근 서울 소방재난본부에서 여름에 난리났던 기상이변 풍수해 때 긴급구조 대응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고립된 사람 89명, 붕괴한 현장 1명 등을 구조하고 안전조치를 280건했다는 통계 말고도 추후 대응 보완점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풍수해 동시다발 출동사고 발생에 대비해 소방서 상황실 비상근무요원의 긴급출동 우선순위 판단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화재와 구급 사건에,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풍수해 피해가 겹쳐야 대응을 하는데, 풍수해가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섰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사전 교육,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해결책이 붙었습니다.

또 당연한 애로사항도 있었습니다. '불안정한 대기 영향 등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와 집중호우로 정확한 예보에 대한 기대가 적어 선제적 대응에 이 어렵다'는 겁니다. 아울러 비상동원 및 현장활동 장기화에 대비한 비상상황근무 예산확보가 필요하다는 처방도 붙었습니다. 현재는 비상운영실 사무관리비가 2000만원이라고 합니다. 73년만의 장기 장마 대비라고 하는데 증액이 필요해보이기는 합니다.

이번 풍수해는 서울에서 비상발령 횟수로 봐도 큰일이었습니다. 작년 13회 올해 24회로 거의 두 배에 이릅니다. 세부적으로는 호우특보 18회, 태풍특보 4회, 홍수특보 2회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경보는 4번으로 동일했지만, 주의보는 9건에서 20건으로 많이 늘어났습니다. 내년 기상이 어떻게 될지는 기상청도 모르겠지만 클 스케일에 맞는 대비가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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