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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코리아나항공' 탄생 초읽기…호재일까?

2020-11-16 09:18

조회수 :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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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으로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지속 중인데요. 이 가운데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이 새 주인이 되겠다며 등판한 것인데요. 
 
아시아나항공이 막 매물로 나왔을 때도 대한항공이 후보군으로 언급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재무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나서지는 않았는데요. 코로나19가 한창인 와중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겠다고 나선 이유는 뭘까요?
 
일단 '규모의 경제'가 기대됩니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자산 40조원, 기재 250여대를 보유한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발돋움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운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산 국제선 순위는 여객 10위(3345만7000명)에 이르며, 화물은 3위(222만9000t)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항공사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유는 많은 양을 한꺼번에 살수록 할인 조건이 다양해진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연료비를 줄이면 한 좌석당 단가가 낮아져 다른 항공사보다 항공권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노선을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양대 국적사로, 노선망이 대부분 겹치는데 인수를 통해 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면 이전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속 항공사들의 효자 노릇을 하는 항공화물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렇듯 몸집을 불리면 유리한 점이 많긴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또 한번 경영권 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번 인수는 한진칼을 사이에 끼는 다소 복잡한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유력하게 언급되는 건 한진칼이 산업은행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사는 방식입니다. 이후 대한항공이 다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지분이 대한항공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한항공에 바로 자금을 대지 않고 한진칼을 한번 거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산은이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로 한진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입니다. 조 회장이든 KCGI 연합이든 한진칼의 지분을 많이 보유할수록 경영권 전쟁에서 유리한거죠.
 
조 회장은 총수 일가와 특수 관계인, 우호 세력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41.4%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KCGI 연합은 46.71% 가지고 있습니다. 지분율 변동이 없다면 내년 주총에서는 KCGI 연합의 승리가 유력한 셈입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코로나19에 허덕이면서도 '빚더미'인 아시아나항공을 사겠다고 나선 거라는 해석입니다. 다만 KCGI를 비롯해 한진그룹 주주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면서 이번 인수가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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