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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시민단체, '옥중 편지' 김봉현 전 회장 명예훼손 혐의 고발

"A변호사 비방할 목적 허위사실 적시" 주장

2020-11-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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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옥중 편지로 라임자산운용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일 시민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이날 오전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김봉현 전 회장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날 고발장에서 법세련은 "김봉현이 A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모시고 지난해 청와대 모 수사관 상가를 다녀왔다. 윤 총장님을 사우나에서 만났는데, 우리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줘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허위사실과 '야권 정치인에게 로비한 사실을 검찰에 진술했지만,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허위사실의 입장문을 JTBC 방송국에 전달해 보도케 한 행위는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인 A변호사, 수사팀 검사와 수사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1일 옥중 편지에서 "작년 청와대 모 수사관 자살 관련 사건 때 '총장님 모시고 상갓집 다녀왔다'고 하는 A변호사의 말을 전해 듣고 엄청나게 가까운 사이구나 하며 신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변호사로 지목된 이모 변호사는 "윤 총장과 함께 빈소에 간 사실이 없다"면서 김 전 회장이 주장한 조문 날짜의 카드 결제 내역을 공개했다.
 
법세련은 "카드 결제 내역에 따르면 A변호사는 그날 저녁 7시47분에 서울 서초구 서초역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근처 음식점에서 8000원을 결제했다"며 "윤 총장이 빈소에 머무르고 있던 시간에 정작 A변호사는 일반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었으므로 김봉현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전 회장은 옥중 편지에서 "A변호사가 윤 총장님과 같이 살고 있는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총장님을 만났는데, 총장님께서 청문회 준비를 하는데 '네가 청문회 준비 경험이 있으니까 우리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줘라'고 했다면서 제 차 안에서 총장님 청문회 준비팀 검사에게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고도 말했다.
 
법세련은 "A변호사는 사우나에서 윤 총장을 만난 적도 없고, 피고발인에게 '사우나'란 단어를 꺼낸 적조차 없다고 한다"며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과 A변호사는 껄끄러운 관계이기 때문에 A변호사가 윤 총장과의 친분을 과시할 개연성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를 종합하면 피고발인의 주장은 허위사실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는 "실제로 라임 펀드 관계사인 모 시행사 김모 회장이 2억원을 지급했다"며 "그와 관련으로 실제로 로비가 이뤄졌음을 제가 직접 들었고 움직임을 제가 직접 봤으므로 검찰에서 면담 과정에서 말씀드렸는데, 그 이후 참고인이든 그 어떤 다른 조사도 저에게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법세련은 "윤 총장은 이에 대해 지난달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권 정치인에 대한 첩보는 김 전 회장(피고발인)이 아니라 다른 인물인 이모씨에게서 나왔다. 김 전 회장은 그 진술을 한 적도 없고 관여한 적도 없다'고 했고, '야당 정치인 수사와 관련해 통신·계좌 추적이 완벽하게 됐으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며 "따라서 김봉현의 '검찰에 야권 정치인 로비와 관련된 진술을 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주장 또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에도 '사건 개요 정리'란 제목의 옥중 편지에서 "지난 2019년 7월쯤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며 "검사 중 1명이 얼마 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폭로했다. 또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 주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했다"며 "당시 협조하지 않으면 본인 사건 공소 금액을 엄청 키워서 구형 20년~30년을 준다고 협박했다"고도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그달 19일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여야 정치인, 검사들의 비위 사건을 포함한 총장 본인, 가족, 측근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은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라"며 수사지휘를 내렸다. 

수원여객의 회사 자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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