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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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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래 동맹은 누구…판도 바뀌는 국내 배터리 지도

삼성SDI,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3차 물량 응찰

2020-11-02 15:28

조회수 : 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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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3사의 관계가 바뀌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들어 LG화학보다는 SK이노베이션, 삼성SDI와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등은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3차 물량 수주를 위한 응찰을 마쳤다. 특히 이번에는 그간 현대차 응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삼성SDI까지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물량 규모는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차 물량은 SK이노베이션이, 2차 물량은 LG화학과 CATL이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2차 물량은 각각 10조원 대로 예상된다.
 
E-GMP는 현대차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현대·기아차가 지금까지 출시한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플랫폼을 이용했는데 이 때문에 그간 전기차에 최적화한 부품 배치를 하기 어려웠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이 플랫폼을 활용한 첫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으로 '아이오닉5', '기아차 CV(프로젝트명)'와 함께 제네시스 모델들을 잇따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7월 "2025년에 전기차 23종 100만대를 판매하겠다"며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가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3차 물량 응찰에 나서며 두 기업이 첫 협력을 맺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월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내 각계 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인사 나누는 정의선 회장(왼쪽)과 이재용 부회장(오른쪽). 사진/뉴시스
 
삼성SDI, 현대차와 첫 인연 맺나
 
이번 3차 응찰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세계 4위, 국내 2위 배터리 기업으로 BMW, 포드, 아우디 등을 고객사로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대차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삼성과 현대차는 재계 1~2위를 다투는 라이벌인 데다 과거 삼성이 자동차 사업(르노삼성)을 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SDI는 그간 현대차 배터리 발주에 응찰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현대차 물량에 응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 양사 분위기가 좋아 실제 수주에 대한 기대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차 물량 규모가 1~2차를 합친 것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는 배터리 공급사를 2곳 이상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물량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 시설을 갖춘 곳 중 코나EV 화재로 최근 관계가 껄끄러워진 LG화학을 제외하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CATL 중 공급사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가능성이 작진 않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정의선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것도 물량 수주에 대해 기대감이 높아지는 요인이다. 정 회장은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장례식 조문을 했고 영결식에도 참석하며 이 부회장의 친분을 암시했다. 올 상반기 배터리 3사 공장을 잇달아 방문했을 때는 삼성SDI를 처음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이밖에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스마트폰화하겠단 현대차와, 2017년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한 삼성이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6월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난 정의선 회장(왼쪽)과 구광모 대표(오른쪽). 사진/현대차그룹
 
LG화학, 코나EV와 함께 불탄 우정
 
이처럼 삼성SDI가 현대차와 첫 인연을 맺을 기대감에 부푼 가운데 LG화학은 점점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 LG화학은 이전까지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배터리사로 코나EV 등 현대차 주력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납품해왔다.
 
하지만 코나EV가 지난해부터 연이어 불에 타고 현대차가 그 원인을 배터리 결함이라고 지적하면서 최근 두 기업의 관계가 냉랭해지고 있다. LG화학은 이런 발표에 반박하며 배터리 결함이 원인인지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LG화학과 현대차·현대글로비스·KST모빌리티 '전기차 배터리 리스 업무협약(MOU)'이 돌연 연기된 것도 두 기업의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폐배터리 활용 사업이다.
 
단순한 일정 변경 때문에 연기됐을 뿐이라고 공식적으로는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코나EV 화재로 인한 두 기업의 미묘한 신경전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산업부가 다른 행사를 미루며 이 행사도 차례로 밀린 것"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기 어렵지만 11월 중 협약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코나EV를 계기로 현대차가 당분간 LG화학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관계가 틀어진 이상 LG화학이 3차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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