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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취소된 올해 첫 대면 페스티벌이 남긴 것

2020-10-21 17:08

조회수 :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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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대면 뮤직페스티벌이 될 뻔했던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은 결국 취소됐다.
 
주최 측은 지난 12일 0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끝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으나 끝내 무산됐다. 
 
매년 올림픽 공원에서 열려온 축제는 공간 특성상 단순 방문객과의 구분이 쉽지 않아 방역 통제에 어려운 점, 유관 기관이 추가로 제시한 지침이 일정 및 비용 상 이행에 애로사항이 많은 점 등의 이유로 행사 장소를 변경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꾸준히 대형 행사를 진행해온 점, 27만 명의 방문자 중 단 한 명의 추가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은 점, 관람객이 긴 시간 머무르며 자유롭게 이동하는 박람회 특성상 페스티벌과 비슷한 운영방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킨텍스를 선정했다.
 
향후 '감염병에 따른 대중음악 공연계'의 선례를 남기고자 끝까지 가보겠다는 진행의지를 밝혔다. 1일 2회 이상의 지속적인 소독 방역실시, 킨텍스와의 공조를 통한 '외부공기 100% 유입, 내부공기 100% 배출' 시스템 가동, 일반 내방객과 분리된 별도의 동선 통제안 등 다른 뮤직페스티벌이 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짧은 시간안에 구상하고 메뉴얼화 시켰다.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주최사는 국내에서도 음악 페스티벌이 이제 막 생겨나던 시기, 선제적으로 해외의 음악 페스티벌 시스템을 국내에 적용, 대중화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로 대중음악 페스티벌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최 측은 이정표를 제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소속사 관계자는 본보 기자에 "코로나 뿐 아니라 제2의, 제3의 감염병에 대한 대비이자, 대중음악 공연의 생태계를 위해 끝까지 포기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취소표가 잇따르면서 결국 주최 측은 행사 자체의 취소를 결정했다. 프로듀서 비용, 제작비, 두 장소의 대관료(올림픽공원에서 나중에 킨텍스로 변경), 아티스트 출연료, 홍보 마케팅 비용, 제작물 등 투자 비용은 몇 억대에 달하는데, 정상 진행을 한다해도 수익이 턱없이 부족해 내린 결정이다. 
 
공연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결국 남는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규모 단독공연 정도까진 무리가 없지만, 일단 대규모 군집을 이뤄야 하는 페스티벌의 경우,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백신이 나오지 않는 이상 2021년에도 달라질 것이 없을까? 일단은 올해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 남긴 것들을 밟아 가는 것부터가 시작이어야 한다. 코로나 시대를 이겨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안착돼 대중음악, 공연, 페스티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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