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1사건 2재판, 고성까지'…전대미문의 정경심 심리
검찰 "의견 진술 기회 왜 주지 않느냐"…"재판 공정성에 의문 제기" 의심
입력 : 2019-12-19 오후 5:50:1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고성까지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기일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자 검찰이 표창장 위조 혐의를 두고 추가 기소를 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법조계 '전대미문'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잘못된 수사를 감추기 위해 재판부에 반발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송인권)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건 및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 측은 시종일관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재판을 시작하면서 앞선 검찰의 이의제기에 대해 "재판부의 예단이나 중립성을 지적한 부분은, 그런 지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재판부 중립에 대해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재판부는 재판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검찰에서 이의제기에 나섰다.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직접 의견 진술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돌아보겠다고 말했고, 공판조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자리에 앉으라"고 제지했다.
 
이에 3명의 검사가 번갈아 자리에서 일어나 "의견 진술 기회를 왜 주지 않느냐. "(기회를 주지 않을 거면) 내용도 듣지 않았다고 조서에 남겨 달라"고 항의하고 재판부는 "앉으라"고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이 10분 정도 이어졌다. 검찰이 "재판 진행 과정에서 검찰 측은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게 하면서 변호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부분까지 적시해줬다"면서 "편파 진행에 정식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재판부는 "검사 이름이 뭐냐"고 물으며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이를 지켜보던 변호인 측이 "공판중심주의 대전제는 재판장의 소송지휘에 충실히 따르는 것을 전제하는데, 30년 재판을 했지만 이런 재판은 본 적이 없다"며 "검찰 모두가 한 명도 예외 없이 재판장 발언을 제재하거나 일방적으로 말했다"고 검찰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재판장님이 이렇게 검사의 의견을 받지 않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정에서 검찰과 재판장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법조계 반응이다. 15년간 법조계에 몸담았던 한 변호사는 "법정에서 검찰이 재판장과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면서 "검찰이 이의제기를 하면 재판장이 어느 정도 들어주고 재판장이 제지를 하면 검찰도 받아들이는 게 통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공격적인 태도가 재판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검찰은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불허하자 기존 공소를 취소하지 않고 추가 기소를 했다. 표창장 위조 사건에 대해 두 건의 재판이 진행되는 셈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한 첫 기소를 취소하지 않는 이유는 공소 취소를 하면 수사를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까 봐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재판부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소란을 일으켜 이 재판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끔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가 공소장을 불허하고 검찰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아닌가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검찰 내부에서도 같은 혐의로 두 번의 기소를 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진혜원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4기)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같은 문서에 대해 다시 기소한다거나, 같은 문서에 대해 공소장 변경을 요청하는 등의 후행 행위는 첫 번째 공소제기에 공직자의 취임을 방해하기 위한 그릇된 의도가 있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거가 있는 상태에서 기소했다면 이후의 강제수사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고 증거가 없다면 무죄 판결을 선고하게 될 것"이라면서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의 '공소권 남용에 의한 공소기각' 판결 선고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왕해나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