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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깜깜이 투자’ 여전
주가폭등 '에이치엘비', 분석보고서는 거의 없어
입력 : 2019-11-01 오전 1: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깜깜이 투자’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나 제조 업종과 달리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기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 증권가에서도 제대로 된 투자평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제시한 임상 정보를 믿거나 인터넷 투자 사이트에 의존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기업분석 보고서는 약 419개(영어 번역본 포함, 30일 기준)가 발간됐다. 이 중 시가총액 3위와 4위인 CJ ENM과 펄어비스 보고서가 약 82개, 87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겨우 절반에 해당하는 39개에 불과했다. 또한, 최근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에이치엘비의 보고서는 단 2개, 헬릭스미스도 4개에 그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해서는 정보 비대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00여개 넘는 분석보고서가 나온 것과 달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합해도 100여개를 밑돌았다. 현대차와 NAVER, 현대모비스, LG화학 등이 각각 100여개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평가를 고심하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데다 밸류에이션 평가도 쉽지 않아서다. 실제 에이치엘비 주가는 지난 7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2만~3만원대에 불과했다. 이후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30일 종가 기준으로 17만원, 시가총액은 6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4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는 21만3900원으로 지난 7월과 비교해 880%가 넘게 급등했다.
 
A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에이치엘비에 대한 신뢰도도 없는 데다 주가 변동성이 너무 과도해 커버리지에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밸류 평가는 어디든 어렵지만, 중소형 제약사는 특히나 임상 내용 파악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6개월간 에이치엘비 분석 보고서는 DS투자증권에서 6월과 7월에 보고서를 발간한 게 전부다. DS투증권은 지난 6월 목표주가를 16만5700원으로 제시하며 강력매수(Strong Buy) 의견을 냈다. 7월에 제시한 리포트에서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없는 ‘Not Rated’로 변경했다.
 
헬릭스미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헬릭스미스를 분석한 IB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부국증권 등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빠져있다.
 
B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것은 이전부터 있던 현상”이라며 “현재의 상황을 버블이라고 분석해도 이 내용을 기업리포트에 싣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감독원은 최근 제약·바이오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제약·바이오는 임상시험 성공 여부에 따라 주가가 급변할 수 있어 무분별한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막연하게 낙관적 전망을 신뢰하지 말고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정작 ‘면밀히 검토’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부재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업의 가치보다 주가가 급등락을 하는 경우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투자는 개인의 판단인 만큼 원론적인 차원에서 추격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업분석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깜깜이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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