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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인베, 대우건설 가치제고 추진…"매각에 연연 않겠다"
"먼저 매력적인 매물이 돼야 매각 가능성↑"
입력 : 2019-07-17 오후 5:07:57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의 가치제고(밸류업)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매각에 연연하기 보다는 사업역량을 발굴, 강화해 매수자들이 원하는 매력적인 매물로 변화시키겠다는 취지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해고·노사협의 등 사회문제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의 본질과 무관할 뿐더러, 오히려 기업에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KDB인베스트먼트 창립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KDB인베는 산업은행 출자 회사 중 구조조정이 필요한 회사의 지분을 이관하고, 기업가치 제고 후 매각하기 위해 설립됐다.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운용사 형태로 추진되며, 자본금 700억원으로 운영된다. 
 
KDB인베스트먼트의 구조조정 기본 방향은 '기업가치 제고'다. 매수자들이 매력적인 매물로 인식되도록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이는 대우건설에도 적용된다. 대우건설은 KDB인베가 산업은행으로부터 이관받은 첫번째 구조조정 회사다. 이대현 사장은 "매각을 앞세우기보다 펀더멘탈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매수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 중심 구조조정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과거 대우조선 처럼 대량해고·노사문제 등 사회적 문제와 씨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KDB인베는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데 발생할 해고 등 사회문제를 구조조정 업무와 연관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구조조정의 본질은 부실을 도려내고 치유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문제는 사회적 안전망에서 해결해야할 일이지 기업 구조조정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문제에 엮이면 기업의 구조조정은 늦어지고 손실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대현 사장은 대우건설의 가치제고를 위해 우선 경직된 조직문화와 사업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대우건설은 20년간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이때문에 조직문화도 배타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 시스템도 건설사로서 다이나믹하고 유연한 게 필요한데 그게 미흡하다"며 "수주를 하는데 있어서 보다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다음으로 들어올 구조조정 2호 기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대현 사장은 "아직 2호 기업 선정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며 "올해 안에 2호 자산을 편입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KDB인베의 올해 추진과제는 대우건설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또 조직운영 효율성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계획이다. 대우건설 다음으로 올 2호 기업 이관도 검토·실행할 방침이다. 실사 등 사전검토를 통해 2호 기업의 가치제고 가능성을 분석하고, 경영권 행사 가능 여부도 따져볼 예정이다. 이외에도 KDB인베의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채권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이 17일 산업은행 본사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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