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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조경선 신한은행 영업기획그룹장 “은행 혁신은 고객이 느끼고 계속 찾는 것”
37년 뱅커 생활…리테일·디지털·기업 두루 거친 팔방미인
입력 : 2019-04-1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기세당당(氣勢堂堂)'
 
조경선 신한은행 영업기획그룹장의 집무실에 걸린 글귀다. 올해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 그룹장은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가 아닌 글귀를 지목했다. 은행 영업의 틀을 만드는 역할을 맡은 만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사기(士氣) 진작이 우선돼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 영업점 방문 없이도 금융 거래가 가능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위한 주 52시간 제도까지 도입되면서 조 그룹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맞춘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한 까닭이다.
 
조 그룹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관점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객과 임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선 부행장보는 영업기획그룹에 있어 우선순위로 '즐거운 일터' 마련을 꼽았다. 사진/신한은행
 
1983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조 그룹장은 37여년간 일선 영업점을 비롯해 고객만족센터와 기업금융센터장, 스마트컨택본부장(현 디지털 컨택본부)까지 은행업무 전반을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아온 '팔방미인' 금융통으로 꼽힌다. 그는 특히 본부장 승진 이후 1년 만인 지난해 말 부행장보로 선임되면서 은행권 유리천장을 깬 인물로도 주목받았다.
  
조 그룹장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과 고객센터에 이어 디지털과 기업금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며 "'초연결사회'로 접어들면서 조직을 유기적으로 융합하고 연결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경력이 부합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가 키를 잡고 있는 영업기획그룹은 영업전반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모바일 뱅킹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한 채널전략부터 영업평가를 포함해 개인 및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기획 방안까지 다루는 것이다.
 
업무를 놀이처럼…"효율성 위한 '관점의 변화' 필요"
 
조 그룹장은 영업기획을 추진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즐거운 일터'가 돼야 한다고 꼽았다.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영업현장에 뛰어들기 위해선 기를 펴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관점의 변화를 강조하며 "사원증을 놀이동산 자유이용권이라고 생각한다면, 일도 놀이처럼 즐거워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 일환으로 조 그룹장은 지점장을 지냈던 목동하이페리온지점을 '목하페(모카페)'라는 별칭으로 바꿔 부르며 내방객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분위기로 꾸미기도 했으며 스마트컨택본부에서는 직원들과 영어이름을 지어 부르기도 했다. 영업기획그룹 내 영업변화추진팀 또한 현재 '엔진팀'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조 그룹장은 "일반적으로 은행 영업점 구조는 똑같은 형태를 갖고 있다"면서 "기본 재료에는 변화가 없지만 지점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동조합이나 직원들과의 대화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마트에 입점 된 점포의 경우 한 시간 문을 늦게 여는 등 지점별로 탄력적인 근무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적용하면서 업무의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조 그룹장은 특히 "주 52시간제도가 도입되면서 업무 집중력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업무를 놀이처럼 하면서 즐거움과 함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성과지표(KPI) 또한 이같은 방향에서 개선하고자 한다"며 "관점을 바꿔 고객을 응대한다면 고객 역시 더 많은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그룹장은 지난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KS-CQI 콜센터품질지수'에서 시중은행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인증수여식에서 조 그룹장(사진 왼쪽)과 한국표준협회 전진수 경영품질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관점의 변화는 고객에게도 접목된다.
 
조 그룹장은 "개인고객이든, 기업고객이든 고객이 은행을 필요로 하는 순간을 잘 포착해야 한다"며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에게 눈을 떼지 않고 보는 것처럼 고객의 동선이나 시간 등을 관찰하고 고객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예를 들어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며 신분증을 제시해달라고 했을 때 이를 어려워하는 고객이 있었는데, 이러한 불편함을 잘 포착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높이면 고객뿐만 아니라 응대하는 직원의 만족도 역시 커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고객이 필요한 순간 포착해야"…하반기 '디지털 플러스' 점포 공개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연결도 조 그룹장의 과제다.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영업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 그룹장은 "비대면 금융과 대면 금융 서비스가 호환되지 않는다면 고객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20~30대 고객의 경우 모바일을 활용해 은행 업무를 보는 데 익숙하지만, 반대로 디지털 금융에 소외된 고객층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각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채널이 꾸려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디지털그룹과 TF를 구성해 대면·비대면 고객을 연결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상호 호환을 위한 디지털플러스 점포(가칭)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기업 부문 역시 조 그룹장의 관심사다.
 
앞서 신한지주는 국내 창업·벤처·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해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영업기획그룹은 미래 성장성에 중점을 두고 기업을 지원하는 대출체계혁신 부문에 참여한다. 기업 대출체계 혁신에는 유·무형 자산을 기반으로 한 우대 금융상품 지원과 미래성장성·수익성 기반 평가·심사 고도화, 영업력을 반영한 기업여신 자동결정 모형 구축 등이 포함됐다.
 
조 그룹장은 "기업대출체계혁신은 기업그룹장이 총괄 단장을 맡는다"면서도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이슈가 상당히 많지만, 영업점 차원에서 고객과 접점이 되는 RM이나 리테일 지원 등 디테일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혁신은 고객이 신한은행과 거래를 함으로써 얻는 것이 있다고 느끼고, 계속해서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제도와 채널이 잘 전달될 수 있는 매개체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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