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패널 출하량이 1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3년 만의 반등이다. 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로 TV 판매가 증가하면서 TV 업체들이 패널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간 TV 패널 출하량 전망치도 2억3000만대에서 2억7000만대 수준으로 조정됐다.
모처럼의 TV 수요 증가에 TV 업체들은 함박웃음이지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대비 40% 가량 떨어진 패널 가격 때문에 출하량은 늘었지만 수익은 남길 수 없는 구조가 됐다. 특히 그동안 대형 TV 패널 1위 자리를 지켜왔던 LG디스플레이는 이번 분기에 중국 BOE에 자리를 내줬다.
26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위츠뷰)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TV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한 1억3689만대에 달했다. 지난 1분기에는 TV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수준으로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평창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TV 수요를 견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축구의 나라’ 남미에서는 TV 출하량이 40%, 프랑스와 벨기에의 결승전으로 뜨겁게 달궈진 유럽 시장에서는 1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TV 패널 출하량은 늘었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우울하다. 중국발 물량 공세로 인해 원가 근처까지 떨어진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때문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합산 결과 결국 중국 BOE에 선두(출하량 기준)를 내줬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9형(인치) 이상 대형 LCD 시장에서 BOE에 1등 자리를 빼앗겼지만 TV용 패널에서 수위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OE는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 오른 2562만5000대를 출하했다. 특히 3월부터 가동한 10.5세대 공장 영향으로 65형 패널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81.8%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줄어든 2419만9000대를 출하했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LCD 출하량 간극은 점점 벌어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부문 투자를 줄이고 연내 파주 P8·P9의 OLED 전환을 결정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생산을 중단한 L7-1 라인에서 OLED 생산을 검토 중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LCD 생산능력은 OLED로 전환해 합리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향후 LCD는 초대형·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집중할 계획이다. 상반기 LG디스플레이의 전체 TV 패널 출하량은 줄어들었지만, 55형과 65형 생산은 대폭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55형과 65형의 패널 출하량이 각각 28.9%와 30.3% 성장했다. 아이리스 후 트렌드포스 연구원은 “세계 TV 패널 생산 능력은 올해 세 개의 공장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8.7% 증가 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사양이나 크기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