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한국을 굴복시켰다. 중국 BOE는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도 선두를 노리는 상황이다.
8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1월~3월) 중국 BOE는 9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3761만2000장을 출하해 점유율 21.5%로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는 3494만1000장을 출하해 2위(20%)를 기록했다. 대만 AUO와 이노룩스가 16.3%와 16%로 3, 4위를 나눠 가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410만3000장(8.1%)으로 5위에 그쳤다.
지난 8년 동안 대형 LCD 시장에서 1위를 공고히 지켜왔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BOE에 수위 자리를 내줬다. BOE는 지난해 연간 대형 LCD 시장에서 21%의 점유율(수량 기준)을 차지해 세계시장 1위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20%의 점유율을 기록해 2위로 내려왔다. BOE가 지난해부터 태블릿PC, 노트북 등 IT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중심으로 출하량을 크게 늘린 탓이다.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1위를 지켰지만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18.4% 1위, BOE는 18.1%로 2위에 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5.1%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LG디스플레이와 BOE의 점유율 격차는 4.8%포인트였지만 올해는 불과 0.3%포인트로 좁혀졌다. 시장조사기관 시그메인텔, 췬츠 등은 올해 1분기에 이미 BOE가 1%포인트 점유율 차이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를 냈다.
업계는 중국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점유율 격차도 계속해서 벌려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막대한 물량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BOE는 지난해부터 푸저우에서 8.5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올해 3월부터는 허페이 10.5세대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차이나스타, 티안마, 이노룩스 등 나머지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하고 LCD 패널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설비투자를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LCD 주도권은 중국 업체들에 넘어갔다”면서 “한국 업체들은 OLED에 포트폴리오를 맞추고 있어 LCD 시장에서의 점유율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