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금융사들이 외국계 자본 및 금융사에 인수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외국계 금융사들의 언어소통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 외국계 금융사에서는 통역을 해주는 기계를 동원해 회의를 하거나, 외국계 임원들이 직접 한국어 자격증을 따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늘어나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타지 생활에서 다른 언어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는 작업능률 저하는 물론이고 현지 적응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권인 대만의 푸본생명과 합작한 현대라이프는 영어문제를 IT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현대라이프는 회의 시 통역기계 활용해 정확한 의사가 전달될 수 있도록 회의를 진행한다. 더욱이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 문서도 한글을 영어로 번역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작성하며 통역사가 최종 검수한다.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 JT캐피탈을 보유한 일본계 J트러스트 그룹은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계 임직원들은 한국어를 배우도록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는데 필요한 교육비를 지원해주고 단순히 배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검정시험을 통해 초급(1급) 이상의 자격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의 중국 임원들도 한국어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양생명에는 안방보험에서 파견한 6명의 임원들이 있는데 출근 전이나 퇴근 전에 회사 근처인 종로 어학원에서 한국어 학원을 다니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는 "한국에 발령받은 외국인들은 직원보다는 임원들이 많아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서 한국어를 배우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식사나 회식 자리에서 영어보다는 미숙하지만 한국어를 사용하는 임원들은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사에 따르면 외국계 임직원들이 한국어를 배우거나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다.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제대로 외국계 금융사가 정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국계 금융사 임직원들이 그 나라에 정착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 의사소통이기도 하다.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는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을 진행하지만 모든 임직원의 영어 능력이 수준급이 아니라는 외국계 임직원들이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금융사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활환경 중 언어·교육환경에 대해 가장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명의 외국인 금융 종사자들은 주거환경 70.0%, 교통환경 65.0%, 문화와 여가환경 46.3% 등으로 만족도가 높았으나, 언어·교육환경의 경우 만족도가 각각 20.1%, 15.0%로 낮았다.
소통을 위해 외국계 금융사 임직원들이 한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친애저축은행, 동양생명) 사진/각사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