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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없는 '중도금무이자' 혜택 '주의'
실분양가에 사실상 금융비 포함…"분양가 세부내역 공개 요구 늘 것"
입력 : 2015-11-09 오후 4:42:54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건설사가 새 아파트를 분양할 때 '중도금 무이자'라고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분양가에 이자를 포함시켜도 과장광고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상 거래에서 자주 사용되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간주한 것이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란 입주자가 중도금을 대출받을 경우 시행사가 은행 대출이자를 대신 내 주는 것을 말한다. 아파트 분양시 집단대출을 이용하면 시공업체가 보증을 서기 때문에 계약자는 별도의 대출심사 없이 중도금이나 잔금을 분양가의 60~70% 수준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수분양권자들이 흔히 이용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는 세종시 A아파트 입주자 장모씨 등 494명이 건설사를 상대로 '과장광고를 했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건설사는 2011년 해당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안내 팸플릿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라는 문구를 적었다. 그러나 입주자모집공고 상에 명시된 분양원가 가운데 '일반분양시설경비' 항목에 중도금 이자 금융비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됐다. 입주자들은 이 같은 마케팅이 소비자를 기만한 불법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라는 문구가 이자비용 완전 무료라는 뜻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이런 경우에도 이자비용이 분양가에 포함된다는 사실은 언론보도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라고 판단했다.
 
비록 법원이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분양원가 세부내역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는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나마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분양원가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고는 있지만, 세부내역까지는 볼 수 없어 건설사가 간접비 등을 부풀려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도 건설사가 은폐할 경우 분양가 세부 내역까지 알기 어렵다. 조금더 투명해 지지 않을 경우 비슷한 분쟁이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입주민들 사이에서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예전에 '지하철 개통'이나 '지하철 도보 5분' 등과 같은 과장광고로 건설사들이 소송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법원은 광고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보고 손을 들어준 바 있다"며 "이 같은 판례들이 있다 보니 이번에도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분양업체가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내줬다가 나중에 분양가에 포함시켜 받는다면 이는 '이자비용 유예'지, '무이자'가 아니다"라며 "명백한 거짓을 마케팅의 하나로 보는 이번 판결은 일반상식과는 다소 동떨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실수요자들이 한 번 더 따져보고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정렬 영산대 교수(부동산금융학)는 "건설사나 부동산 업계 쪽에 관심을 두거나 일을 해 온 사람이라면 예상했던 사실"이라며 "입주자모집공고나 계약조건 등을 한 번 더 따져보고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 계기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건설사들의 꼼수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법원은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고 간주, 청약 당첨자 입장에서는 입주자모집공고나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진/뉴시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성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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