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면 받던 서울 강북권 재개발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경기 훈풍에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규제 완화 효과가 맞물리면서 사업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주를 앞둔 일부 재개발단지의 경우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분양가 대비 1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 푸르지오' 전용 59㎡의 경우 현재 4억3000만~4억550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 7월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는 은평구 녹번1-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2013년 말 일반분양 당시 3억7000만원 정도였던 가격이 불과 2년 만에 최대 8500만원까지 상승한 것이다.
8월 말 입주를 시작한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 2차 아이파크' 전용 84㎡는 6억4000만~6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4억8500만~5억5600만원 수준으로, 최대 1억1000만원가량 올랐다.
10월 입주를 앞둔 마포구 공덕동 '공덕 파크 자이' 전용 84㎡ 분양권은 6억8000만~7억600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2년 전 같은 크기의 아파트가 5억9800만원에 분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8000만원가량 가격이 오른 셈이다.
이처럼 강북권 재개발 아파트값이 입주를 전후해 크게 오른 것은 부동산시장 훈풍, 정비사업 규제 완화, 수익성 개선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강북권 재개발의 경우 구도심에 위치해 정주여건도 나쁘지 않은데다 기존 생활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은평구 E공인 관계자는 "강북권은 재건축·재개발이 아니면 새 아파트를 지을 곳도 없는데다 강남보다 개발도 늦어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최근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H공인 관계자는 "강북권 재개발의 경우 강남에 비해 저층 단지가 많아 정비사업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며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일반분양가를 더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사업성 개선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강북권 재개발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분양시장도 덩달아 열기를 띠고 있다. 금융결제원 집계 결과 최근
대림산업(000210)이 선보인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옥수13구역 재개발)'의 경우 92가구 모집에 1순위 당해 지역에서만 총 5280명이 청약, 평균 57.39대 1(이하 유효청약 기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평균 43.06대 1을 기록한 '대치 SK VIEW(대치국제 재건축)'를 누르고 올해 서울 분양 단지 가운데 최고 청약경쟁률이다.
뿐만 아니라 성동구 금호15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신금호'는 174명 모집에 총 3962명이 몰리면서 평균 21.21대 1로 1순위 당해 지역에서 마감됐다. 또 금호20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 금호'도 68가구 공급에 총 1025명이 청약, 평균 15.07대 1로 역시 1순위 청약접수를 마쳤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기를 저울질하던 조합들이 최근 속속 일반분양에 나서는 등 강북권 재개발시장이 전체적으로 호황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라며 "여기에 재건축 이주수요로 강남발 전세난이 하반기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강북권 재개발시장의 호황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입주단지에 프리미엄이 붙는 가하면 분양시장에서는 마감 랠리가 이어지는 등 서울 강북권 재개발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e편한세상 신금호' 견본주택 전경. 사진/대림산업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