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다섯번째 시도에 나서며 과점주주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동안 꾸준히 추진했던 경영권 매각이 네차례나 실패하면서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해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1일 제112차 회의에서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방향'을 심의·의결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경영권지분 매각방식과 함께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추가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그동안 수요점검 결과 경영권지분 매각은 쉽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고 과점주주가 되고자 하는 수요는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공자위 민간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에서 우리은행 매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공자위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 우리은행 매각을 시도하면서 모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번에 경영권 매각보다 과점주주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에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도 중요하지만 민영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점주주 매각은 투트랙으로 추진된다. 우선 예금보험공사 보유 우리은행 지분 48.07% 중 30~40%를 과점주주에게 매각한다. 최대 입찰 가능 물량은 10%로 최소 3명 이상의 과점주주가 나타나야 매각에 성공할 수 있다.
나머지 최대 18.07%의 지분은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과점주주 매각 이후 우리은행의 주가가 오르면 매각할 방침이다.
매각 방식은 희망수량경쟁입찰 등 잠재 매수수요를 감안해 결정하기로 했다.
과점주주 지배구조는 소수의 주요주주들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각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다.
현행 은행법상 동일인 개념에서는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다만 공자위는 이사회를 통해 함께 움직이는 것은 가능한만큼 개별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각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도 개선한다.
과점주주에게 10%씩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남아있어 경영권 간섭에 대한 우려가 있는만큼 매각이 성공할 경우 MOU를 해지키로 했다.
과점주주 매각 전이라도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수준으로 MOU를 완화해 우리은행의 기업가지 제고를 도모할 방침이다.
공자위는 세부적인 매각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내달부터 구체적인 매각방안 및 투자수요 조사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