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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사용법
입력 : 2026-04-13 오후 6:32:03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개월 가량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많은 게 변했습니다. 관계자발로 보도되던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은 전 국민이 생중계로 동시 시청하게 됐습니다. 또 베일에 싸여있던 국무회의도 대통령의 발언을 전체 공개하더니, 이제는 회의 전체를 공개합니다. 청와대의 생중계는 어느덧 대통령의 거의 모든 행사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모든 발언이 공개된 지 10개월이 지난 셈이기도 한데요. 전 정권에서 한 마디 한 마디가 논란에 휩싸였던 것과 비교할 때, 이 대통령의 수많은 발언은 비교적 무난하게 지나갔습니다. 대통령의 입이 리스크가 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대통령의 메시지 창구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입이 아닌, 손으로 전달되는 메시지입니다.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X(엑스·옛 트위터)입니다. 대통령의 X 사용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가끔 23시 59분에 메시지를 올리기도 하고, 순방을 간 현지에서도 국내 현안에 대한 메시지도 올립니다.
 
대통령은 X를 통해 정책 효능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지난 1월부터 거세진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은 대부분 X를 통해 이뤄졌는데,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거친 언어는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고 크메르어(캄보디아 공용어)로 썼다가 캄보디아 측의 항의를 받고 삭제한 일이 있습니다.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삭제한 것이 분명한데, 청와대는 이미 홍보가 다 돼서 삭제한 것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일 이 대통령은 X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학대한 뒤 건물에서 떨어뜨렸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면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LIVE'라는 제목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쟁인 것처럼 인식됐지만, 사실은 과거 가자지구 영상인데다 이미 이스라엘에서도 조치가 이뤄진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 측은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판 성명을 냈는데, 이 대통령은 '인권'에 초점을 맞추며 맞섰습니다. 외교부도 거들어 이 대통령이 인권을 강조한 것이라고 거들었습니다.
 
이번 사태가 통상적인 조치는 아닌 듯 합니다. 이 대통령도 적은 것처럼,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채 '가짜 정보'를 올린 것은 명확합니다. 또 대통령이 첫 글을 올린 뒤 현재까지 이 대통령은 관련 글 4건, 재공유 3건으로 총 7건의 글을 공유했습니다. 대통령의 X 사용법을 고려할 때, '과한 반응'인 것은 분명합니다. 잘못을 하면 변명이 늘어나고 말이 많아지는 법입니다.
 
또 외교부의 반응도 심증을 확증으로 굳히는 요인입니다. 이스라엘이 대사 초치 대신 대한민국 국가 원수의 메시지를 직접 규탄했는데, 우리 외교부는 '해석에 대한 유감'으로만 대응하며 수위를 낮췄습니다. 분명 해당 상황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한 조치입니다. 
 
국내 정책은 실수하더라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합니다. 반면 외교 문제는 단 한마디에 신뢰 관계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인권'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면 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서야 할 일입니다. 지난달 27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를 묻는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집니다. 또 당장 북한 인권 문제는 '딜레마'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의 X 사용이 적어도 한 번의 검토를 거친 정제된 발언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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