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2014년 월드컵은 그 때를 기억하는 한국인들로서는 좋지 않은 기억입니다.
특히 '1승 제물' 운운했던 알제리에 4:2로 패배한 것이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스코어 차이 자체는 2점차로, '대패'라고까지 하기에는 좀 미치지 못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때의 충격은 2점차의 스코어를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전반전이 3:0이었고 특히 단 한번의 슈팅을 기록하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월드컵 쇼크 중 단연 최고봉으로 꼽히는 1998년 네덜란드전 5:0조차 전반에 슈팅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직 0:0일 때 옆그물을 맞췄기 때문에 잠깐이나마 기대를 할만한 꺼리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제리전은 여러모로 네덜란드전과 비교됩니다. 슈팅이 없던 것도 사실 여부를 떠나 시청자들에게는 이례적으로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게다가 아깝게 준우승을 한 적들이 있는 네덜란드하고, 최고 성적이 13위 내지 16강인 알제리하고는 소위 급이 달랐던 상황입니다. 그리고 98년에는 한국 대표팀이 '우물 안 개구리'였고 실력이 딸렸다는 측면도 있는 반면에, 2014년 대회는 이미 직전까지 3번의 월드컵에서 각각 1승 이상을 거뒀고 16강에 2번 진출한 이후입니다.
그리고 단 1경기뿐 아니라 2014년 때 거둔 전체 성적 자체도 암울했습니다. 1무2패였습니다.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은 벨기에가 1명 퇴장 당했는데도 무기력하게 0:1로 패배했습니다.
한국이 그동안 거둔 성적 중 최하위권을 보면 1954년 2패, 1990년 3패, 1998년 1무2패, 2014년 1무2패입니다.
전패는 상대적으로 과거에 속합니다. 거기다가 90년은 질타를 꽤 받은 것으로 압니다만, 54년의 경우는 전쟁 직후고 너무 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에 모든 나라 통틀어서 처참한 편의 성적을 거뒀어도 별로 질타받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결국 무슨 말이냐하면 '사실상' 1무2패를 거두면 최악이라는 이야깁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현 대표팀 감독인 홍명보 감독은 2014년 최악 성적의 주역입니다. 많이들 아시는 사실을 적고도 이게 반복될까봐 새삼스럽게 암울합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 때도 평가전에서 대패를 당하는 등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감독도 12년 전과 같고, '모의고사'도 비슷한 느낌을 풍깁니다. 상대들이 아주 극강이 아닐 수 있다는 점도 그 때와 비슷합니다.
하나 다른 점을 찾자면 2014년의 홍명보 감독은 어느 정도 '초보'라고 부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최악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화살이 돌아가는 건 자연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초보라는 점 때문에 상당히 옹호받았습니다. 연령대가 낮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게 한 홍명보 감독을 대한축구협회가 섣불리 소모해버렸다는 비판도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때로부터 12년이 자났습니다. 그동안 홍명보 감독은 프로팀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이젠 초보라고 불릴 구석이 없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축협이 홍명보의 가능성을 소모한거기 때문에, 축협과 홍명보가 반대되는 스탠스에 있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두 주체의 스탠스가 반대된다고 보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별 기대가 안됩니다만, 어쨌든 홍명보 감독은 '어게인 2014'인지 아닌지 증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