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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불붙는 ‘5월 위기설’
입력 : 2026-04-03 오후 1:59:40
“(중동 사태가) 4월이 넘어가면 정말 대책 없는 상황으로 흘러갈 거 같습니다.” (석화업계 관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강력 타격발언으로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자 산업계에 이같은 ‘5월 위기설이 번지고 있다. 원유·나프타(납사)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의 비명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두 산업이 주저 앉을 경우 연쇄 충격으로 한국 산업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전체의 생존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단 내 여천NCC 나프타 가공 설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침공 이후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정유·석화업계는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자체 재고와 정부 비축유로 어찌저찌 간신히 버텨오고 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한계에 이르렀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원유와 나프타 운송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수십 일에 달하는 운송 일정을 고려하면 4월 내 수급이 사실상 불가능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맹공발언은 치명타로 작용한 형국이다. 사실상 4월 말이면 연쇄 셧다운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정유·석화업계는 대체 수급선 확보를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다. 이미 미-이란 전쟁 장기화로 공급이 제한된 데다, 스팟(단기) 계약은 가격이 오를 데로 오른 까닭이다. 여기에 국내 정유·석화업계의 설비가 중동산 물량에 최적화 돼 있어 대체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가 나프타 수출 제한조치와 비축유 스와프(교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는 수급 차질을 완화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어 근본 대책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셈이다.
 
정유·석화업계의 총체적 난국은 이와 연관된 가전,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 전반으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고무류와 플라스틱 등 주요 부품의 핵심 원료 가격의 상승을 비롯해 공급 차질 가능성도 큰 까닭이다. 산업계 전반에서도 정유·석화업계가 무너지면 연쇄 작용으로 제조업 역시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번진다. 이는 결국 산업계 전반 ‘5월 위기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산업계는 손을 쓸 수 없는 대외 리스크에 답답함을 토로한다. 개별 기업의 대응 역시 한계가 있어 결국 정부의 절실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협조 시정연설을 통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조직을 비상 경제 대응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도입하고, 나프타·요소 등의 수급 관리 강화와 함께 피해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등 다방면의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계에 번지는 ‘5월 위기설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민관이 똘똘 뭉쳐 원팀이 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어려운 기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은 물론 외교·통상 해법으로 대체 수급선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 역시 에너지 절약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와 수입산 에너지의 의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에너지 전환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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