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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만 눌렀다
입력 : 2026-04-02 오후 5:22:24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집값이 흔들리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조정되며 하락 흐름이 감지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서울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장의 무게 중심은 강북과 외곽으로 이동하며 또 다른 상승 압력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강남이 아니라 강북이 이끌고 있다. 노원·성북·관악·구로 등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오르며, 일부 지역은 이미 과거 고점 수준을 회복했다. 전세 시장 역시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물 부족이 심화하면서 전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는 다시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자연스러운 회복이라기보다 정책이 만든 ‘수요 이동’이라는 점이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와 세 부담 강화로 강남 접근성이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덜한 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결국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강남은 거래가 위축되며 가격이 주춤하는 반면, 강북과 외곽은 실수요가 집중되며 가격이 상승하는 이중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차라리 사는 게 낫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수요자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간다.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했던 중저가 지역마저 가격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의 진입 장벽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가격 상승과 매매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결국 지금의 정책 효과는 ‘집값 안정’이라기보다 ‘가격 재배치’에 가깝다. 특정 지역의 상승을 억누르는 대신 다른 지역의 상승을 자극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시장 전체의 부담은 줄지 않은 채, 오히려 실수요자가 몰린 지역의 가격만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집값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요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균형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규제로 방향만 바꾸는 정책은 결국 또 다른 가격 상승을 만들어낼 뿐이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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