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이제 사실상 '세계 권력자'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일상의 중심이 되면서 앱 마켓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고, 그 중심에 구글이 있습니다. 애플과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규모로 보면 구글이 압도적입니다. 국내 기준으로도 구글 약 68%, 애플 17%, 나머지는 원스토어 등 제3 앱마켓이 차지하는 구조입니다. 오픈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생태계를 확장한 전략이 시장 장악으로 이어졌습니다.
구글은 최근 앱마켓 구글플레이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최대 15~20% 수준으로 낮추고, 구독 서비스 수수료는 10%로 인하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외부 결제도 허용하면서 개발자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신규 앱 설치 시 수수료는 20%로 낮아지고, 특정 프로그램 참여 개발자는 15%까지 적용받습니다. 해당 정책은 미국·유럽을 시작으로 순차 도입되며 한국은 연말 적용될 예정입니다. 그간 과도한 통행세 논란과 각국 규제 압박 속에서 나온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을 장악한 뒤 가격이나 수수료를 조정하는 모습은 구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익숙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만 봐도 그렇죠.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요금을 올려도 이용자 이탈은 제한적입니다. 대체재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에서도 비슷합니다. 쿠팡은 새벽배송 시장을 장악한 이후 멤버십 가격을 올렸지만,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계속 사용합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사업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구독 서비스는 사실상 표준이 되면서 가격 인상에도 기업과 개인 모두 쉽게 이탈하지 못합니다. 또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가격 정책 변화에도 고객이 쉽게 옮기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한번 올라타면 내려오기 힘든 락인 효과가 작동하는 셈입니다.
결국 선택하지 않으면 불편해지고, 선택하면 종속되는 아이러니한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국내 통신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통신3사가 시장을 나눠 가진 구조에서 요금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평균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제4이동통신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지만 실제 진입은 쉽지 않고, 기존 사업자 역시 이를 견제해온 흐름이 이어져 왔습니다. 경쟁이 제한된 시장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독점은 늘 두 얼굴을 가집니다. 편하다, 안정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선택지를 줄이고, 가격을 올릴 힘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더 편한 서비스를 원하면서도, 그 서비스에 점점 더 묶여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죠. "이걸 안 쓰면 불편한데, 그렇다고 마음에 드는 건 아닌데". 독점의 진짜 무서움은 바로 여기에 있는 거 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