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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안된 기술의 성급한 도입
입력 : 2026-03-26 오후 5:55:01
학교 안으로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일부 학교에서는 AI 심리상담 키오스크와 상담 부스가 설치됐습니다. '정서 케어'를 내세운 챗봇이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사람 상담사가 아닌 AI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환경을 처음 마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기술이 충분히 검증된 상태에서 도입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AI 상담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학생의 감정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해외 논문에서도 AI 기술을 이용한 심리상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제시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시범 운영'이라는 이름으로 적용이 먼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상담이라는 영역의 특성상 우려가 더 커집니다. 상담 과정에서 오가는 내용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개인의 감정, 경험, 심리 상태가 담긴 민감한 데이터입니다. 그러나 이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저장되며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아직 명확히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려는 시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상이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접근 방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감정이 예민하고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검증되지 않는 상담 도구를 먼저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AI는 분명 상담의 접근성을 높이고 부족한 인력을 보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담은 책임과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영역인 만큼 속도보다 신뢰와 안전이 먼저 확보돼야 합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시각에서 점검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상황은 기술이 학교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검증을 하는 과정이 학교에 들어온 것과 같습니다. 실험 대상이 학생이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서울 시내 한 중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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