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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정치 경험, 지역에서 통할까
입력 : 2026-03-26 오전 11:18:45
우상호 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25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방문한 모습. (사진=우상호 강원도지사 예비후보 캠프)
 
지방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풍경이 있습니다. 중앙에서 이름을 알린 정치인이 지역에 내려와 출마하고, 그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정부와의 연결, 정책 추진력, 네트워크. 익숙한 단어들입니다. 실제로도 중앙과의 소통 능력은 지역 현안을 푸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입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제18대 국회의원 역임 경험이 있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당선됐고, 역시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역시 같은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당선되며 중앙 정치 경험을 지역 행정으로 확장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로가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높은 인지도와 경력을 앞세웠음에도 지역 기반 부족이나 이른바 '낙하산' 논란에 부딪혀 고전하는 사례도 반복돼 왔습니다.
 
원활한 지역 행정을 운영하기 위해선 '중앙정치와 연결'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만 지역마다 쌓여온 문제와 이해관계, 그리고 유권자의 정서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같은 정책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는 전형적인 '중앙지향형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기반이 될 촉에 입성하는 과정에서 '외부인'이라는 의심 가득한 시선을 떨치기 위해 주요 인재들을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배치하는 장면은 소설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지역 민심을 얻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업무의 강도도 상당하다는 사례가 되겠죠. 중앙 정치의 논리와 정책이 그대로 지역에 적용되기보다, 그 지역의 맥락 속에서 다시 설명되고 받아들여지는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최근 강원도지사 선거 역시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중앙 정치 경험을 내세운 후보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후보가 맞붙는 구도 속에서 유권자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지 주목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경력의 크기보다, 그 경험이 지역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일 것입니다. 중앙에서 쌓은 경험이 지역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정치가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선거는 결국 사람을 뽑는 일이지만, 그 사람이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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