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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억원과 5000만원
입력 : 2026-03-25 오후 5:17:00
2484000만원과 5061만원.
 
이는 지난해 국내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한 대표적인 보수액이다. 먼저 언급한 수백억대 금액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재계 연봉킹에 등극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에서 급여와 상여 명목으로 받은 금액의 총합인 반면, 후자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고용계약 기간 1년 이상의 계약직과 정규직·무기계약직을 포괄하는 상용 근로자의 연 임금총액 평균액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언뜻 봐도 극명한 차이가 나타나지만, 단순 계산하면 김 회장은 지난해 상용 근로자 1명이 한푼도 안쓰고 496년을 일해야 만져볼 수 있는 급여를 받은 셈이다. 물론 기업 총수와 일반 근로자를 동일 선상에 놓고 임금 기준을 따져 보는 것은 다소 무리한 비교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고경영자의 책임의 무게와 성과에 따라 고액 보수를 받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총수에게 지급된 급여에 대해 상세한 기준을 공시하지 않고 있는 현행 제도를 비춰볼 때 투명성에 대한 의심은 지워지지 않는다. 여기에 수백억대 급여에 더해 지배주주로서 기업에 큰 지배력을 행사하고 또 수백억 가량의 주식 배당금을 받는 총수들과 일반 근로자 사이에 크나큰 괴리감이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김 회장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의 총수를 포함한 최고 연봉자와 일반 직원 사이 임금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각 기업의 최고 연봉자 평균 보수는 21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었다. 이에 반해 이들 기업의 직원 실질 평균 연봉은 1280만원으로 같은 기간 5.2% 증가했는데, 연봉 격차는 20.7배에서 21.2배로 확대됐다. 기업의 실적에 따른 성과 공유의 비대칭성이 여전한 셈이다.  
 
기업이 거둔 이익은 비단 경영진의 결단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땀 흘리는 근로자의 노동이 응축된 결과다. 하지만 호실적을 기록할 때마다 슬그머니 성과의 열매를 경영진이 더 많이 가져간다면 임금 양극화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이제는 경영진 보수와 관련 논의를 기업 거버넌스의 중점 과제로 삼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경영진과 일반 직원 간 보수 배율(Pay Ratio) 등 임금 격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주주들이 경영진 보수 한도 상향 등 안건에 대해 투표할 때 결정적인 근거로 사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또한 총수 등 대표이사의 보수 기준과 금액 등도 상세하게 공개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보상 환수 제도(Claw Back)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만이 임금 양극화를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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