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요즘 도시정비사업 시장을 보면 한 가지 흐름이 분명합니다. 아크로, 디에이치, 르엘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가 단순한 아파트명을 넘어 가격을 반영하는 주요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더 많은 분담금을 감수하면서까지 해당 브랜드를 요구하는 조합이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합니다.
이미 일부 대형 건설사의 경우 하이엔드 브랜드는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을 거쳤습니다. 핵심 입지에서 반복적으로 적용되며 인지도와 가격 프리미엄을 동시에 확보했고,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자산처럼 기능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후발주자들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고 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적용할 핵심 사업지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는 존재하지만 축적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단발성 적용은 프리미엄을 만들기보다 오히려 희소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건설사 입장에서 하이엔드 전략의 성패는 브랜드가 아니라 ‘입지 확보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을 반복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무대가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조합 입장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는 분명 가격 상승 기대를 동반하지만, 모든 입지에서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브랜드에 대한 기대만으로 공사비 상승과 사업 지연을 감수하는 선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용과 리스크는 선택의 영역입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향한 기대가 클수록 그에 따르는 부담도 커집니다. 결국 조합이 따져야 할 것은 이름이 아니라 정확한 계산입니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아니라, 어쩌면 결과에 붙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