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국내 은행 점포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 금융 확산과 비대면 거래 증가로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약 900곳의 은행 점포가 문을 닫았습니다.
17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은행 점포 현황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17개 은행의 지점과 출장소를 합한 점포 수는 5514곳입니다. 이는 2020년 말 6404곳과 비교해 890곳 감소한 규모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점포 수가 줄었습니다. 세종은 43곳에서 44곳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서울은 같은 기간 1948곳에서 1573곳으로 375곳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대구는 342곳에서 278곳으로 18.7% 감소했으며 부산은 524곳에서 449곳, 제주는 81곳에서 70곳, 전남은 173곳에서 151곳으로 줄어드는 등 주요 지역에서 점포 축소가 이어졌습니다.
수도권 감소세도 두드러졌습니다. 서울·경기·인천을 합한 수도권 점포는 2020년 3499곳에서 2025년 2944곳으로 555곳 감소했습니다. 전체 감소분 가운데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은행 점포 축소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가속화됐습니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 이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점포 운영 효율화에 나선 결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점포 수는 2019년 말 6708곳에서 2020년 말 6404곳으로 줄어든 이후 2021년 말에는 6093곳까지 감소했습니다. 이후 감소 속도는 다소 둔화됐지만 최근까지도 매년 100곳 이상 점포가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행별로 보면 외국계 은행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매금융 사업 축소 여파로 점포가 43곳에서 11곳으로 줄었고 SC제일은행도 200곳에서 148곳으로 감소했습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 역시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신한은행은 859곳에서 650곳으로 209곳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KB국민은행은 972곳에서 771곳으로 201곳, 우리은행은 821곳에서 656곳으로 165곳 감소했습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651곳에서 608곳, 1121곳에서 1063곳으로 점포 수가 줄었습니다.
반면 일부 은행은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BNK경남은행은 같은 기간 점포가 146곳에서 152곳으로 늘어 전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했습니다. 지역 기반 금융을 강화하며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대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IBK기업은행도 635곳에서 629곳으로 소폭 감소에 그쳐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소형 점포 형태인 출장소를 늘리는 전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장소는 직원 수가 적고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점포로 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2023년 말 기준 4865곳이던 지점은 2025년 말 4547곳으로 줄어든 반면 출장소는 같은 기간 868곳에서 956곳으로 늘었습니다.
은행 점포 감소가 금융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 이용이 어려운 계층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점포 폐쇄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동일 건물 내 통합처럼 이용자의 이동 거리가 크게 변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반경 1km 내 점포 통폐합도 사전 영향 평가 등 관련 절차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우체국에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은행 대리업 도입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주요 시중은행과 우정사업본부,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관련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으며 상반기 중 시범사업 운영을 목표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