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위반과 관련해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수백억원대 과태료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빗썸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사안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의했습니다. 금감원은 빗썸 측의 소명 절차를 거친 뒤 제재심 논의를 통해 최종 제재 수준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달 말 빗썸에 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과 관련한 제재 내용을 사전 통보한 바 있습니다. 사전 통보안에는 6개월간 일부 영업정지와 함께 대표이사에 대한 문책경고, 보고 책임자 면직 처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고객 확인(KYC) 의무를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방침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금법 시행령에는 동일 위반 행위에 대한 과태료 가중 규정이 포함돼 있어 과태료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시행령에 따르면 특금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다시 법을 위반해 과태료 대상이 될 경우 예정 금액의 10% 범위 내에서 가중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3월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뒤 특금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당시 빗썸 역시 특금법 위반으로 8400만원 과태료를 받은 이력이 있어 가중 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당시 검사에는 업비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주요 거래소가 포함됐습니다.
다만 최근 일부 언론이 금융당국이 빗썸에 대해 370억원대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금융당국은 즉각 진화에 나섰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빗썸의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위반 사항과 관련한 검사 후속 조치는 현재 진행 중"이라며 "제재 여부와 과태료 부과 금액 등 제재 수준은 자금세탁방지 제재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보도에서 언급된 과태료 부과 금액이나 가중 여부 등은 전혀 확정된 바 없다"며 "관련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 역시 "빗썸 특금법 위반에 대한 제재 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제재 논의가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래소의 고객 확인과 의심거래보고 등 기본적인 AML 관리 체계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이번 제재 논의를 통해 가상자산 사업자의 내부통제와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 여부를 보다 엄격하게 들여다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빗썸 투자자보호센터.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