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혹시 써보신 분 계신가요. 한번 쓰기 시작하면 이자처럼 복리로 감사가 불어난다는 그 마법 같은 일기 말입니다. 최근 배우 송혜교씨도 쓴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죠. 세계적으로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꾸준히 써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하루 동안 일어난 일 가운데 감사한 다섯 가지를 적는 일을 10년 넘게 이어왔고, 이 이야기가 알려지며 세계적으로 감사일기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감사일기는 말 그대로 감사한 일을 기록하는 일기의 한 형태입니다. 방식은 단순합니다.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나 하루 동안 감사했던 일을 몇 가지 적어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기록이라고 해서 효과가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감사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의 로버트 에몬스 교수는 감사일기를 쓴 사람들과 일반 일기를 쓴 사람들을 비교한 연구에서 감사일기를 쓴 그룹의 행복지수가 무려 75%나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감사라는 감정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씩 바꿔놓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도 약 10년 전 힘들었던 시기에 감사일기를 써본 적이 있습니다. 마음 치유를 다루는 한 유튜버를 통해 알게된 방법이었는데요, 더불어 현실이 버거울 때 욕을 하기보다 억지로라도 "감사합니다"를 외쳐보라는 조언도 해줬습니다. 막상 소리 내보니 그 상황이 스스로도 어이없고 웃겨서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감사를 습관처럼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날 선 감정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하는 여유가 좀더 생긴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때처럼 감사일기를 자주 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감사를 느끼는 빈도만큼은 확실히 늘었습니다. 가족 구성원이 새로운 생명을 품게 된 것부터 소소하게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되뇌곤 합니다. 오늘 무탈하게 하루를 보냈다는 것, 두 다리로 걸어 다녀왔다는 것 같은 아주 평범한 일에도 문득 고마움을 느낍니다. 어쩌면 힘든 시간을 겪어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실수로 운전 중 다른 차를 받는 것처럼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감사할 거리를 찾아내곤 합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지나고 나면 그 경험이 또 다른 시선을 만들어주기도 하니까요.
오늘 하루, 숨쉬며 특별한 사건 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아주 사소한 사실부터 감사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평범함 속에 숨겨진 기적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도 이만 일과를 접고 오랜만에 감사일기를 쓰러 가봐야겠습니다.
(회사: "일도 덜 끝냈는데 누구 마음대로 퇴근이야!" ㅎㅎ)
이상 고도원의 아침편지 같은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주고픈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였습니다.
(사진=픽사베이)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