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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보험 의무가입으로 바꿔야…'대재해 채권' 규제 완화 필요"
풍수해보험 가입률 소상공인 0.2%·온실 7.6%
입력 : 2021-04-06 오후 2:53:48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국내에서도 재해보험을 의무 가입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후 변화로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사회안전망으로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보험금의 안정적인 지급을 위해 '대재해 채권(CAT Bond)' 도입을 위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6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국내외 재해보험 제도 현황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소상공인이 0.2%에 머물고 있으며 온실 7.6%, 주택 20.2%에 불과하다. 농산물재해보험은 이보다 높은 32.9%,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은 44.3%지만 임의가입 방식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가축재해보험만이 93% 수준으로 높다. 
 
국내 재해보험 제도는 가입자가 민간보험사를 통해 자율적으로 가입하는 임의가입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고위험 지역에서도 가입 의무가 없다. 뿐만 아니라 재해 관련 지원제도와의 연계를 통해 가입을 유도하는 장치도 미흡한 상황이다. 
 
반면 터키의 지진보험, 프랑스의 재산보험, 미국의 홍수보험 등 해외에서는 의무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홍수가 빈번한 지역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 지원금 지급이나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등의 앞서 홍수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재해보험이 과거의 재해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경험료율 체계로 인해 보험료가 실질적인 재해위험을 반영하지 못하는 등 차등요율체계도 단순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상기후 변화 추세를 고려할 때 경험료율 체계는 심화될 수 있는 자연재해 가능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적정수준보다 낮은 보험료가 책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해보험의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아울러 현행 풍수해보험에 대한 국가재보험의 운영방식(초과손해율 방식)은 정부가 보험사업의 수익을 공유하지 못하는 반면, 비용부담은 무한해 거대 재해 발생 시 재정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정기영 한은 과장은 "재해 피해 보상과 보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재해 보험의 가입을 임의 가입 방식에서 의무가입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미래 재해 위험을 반영하는 리스크 기반 보험료율 산정 체계를 구축하고, 민간보험사의 위험 분산 수단으로 대재해 채권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재해 채권은 재해 보험의 지급 리스크를 자본시장으로 이전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채권 발행 시 설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채권 투자자는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조건이 충족되면 채권을 발행한 보험사는 채권 발행 대금을 지급보험금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재해 채권이 전무하다. 대재해 채권 발행주체는 재해보험을 판매한 보험사가 아닌 해당 보험사가 설립한 특수목적기구(SPV)로 해야 하는데 현행 제도상 보험사가 특수목적기구를 설립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재해 채권 발행 편익보다도 절차상의 거래 비용이 큰 상황이다. 
 
정 과장은 "대재해채권 발행을 위한 특수목적기구 설립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완화하고 설립요건 및 절차 간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소상공인이 0.2%에 머물고 있다. 사진은 태풍으로 풍수해 위기경보가 내려진 서울 도심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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