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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환불금 58조 어디로
상당액 주식계좌 체류 가능성…"증시상승 원동력될 듯"…빅히트 등 후속 IPO로 향할수도
2020-09-04 06:00:00 2020-09-04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에 58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면서 청약환불금이 어디로 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약 열풍으로 입증된 막대한 유동성이 향후 예정된 기업공개(IPO) 청약이나 주식 등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일반 청약 증거금으로 사상 최대인 약 58조5543억원이 몰렸다. 일반 투자자 청약 물량으로 배정된 카카오게임즈 공모 금액은 총 768억원(320만주, 주당 2만4000원)이었다. 공모 금액을 제외한 증거금 58조원 대부분은 4일 투자자들에게 다시 환급된다. 
 
58조의 막대한 환급 증거금이 증시 대기자금으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SK바이오팜(326030) 공모주 청약 때도 환불된 증거금 30조 중 뭉칫돈이 투자자 예탁금으로 흘러들어갔다. 예탁금이 하루만에 4조원 급증하고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한 날이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 환불일과도 일치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으로 증시 대기자금의 성격을 띤다.
 
다만 이 유동성이 증시 상승 원동력이 될 실탄일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경우처럼, 투자처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 부분 남아있기 때문에 증시 대기자금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주식시장이 최근 가파르게 올라와 고평가 우려도 있는 만큼 실제 주식을 사는데 쓰일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일반 주식매매는 안해도 공모주 투자만 하는 사람들도 꽤 있기 때문에 공모투자금과 주식자금을 같은 성격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주식을 팔고 청약 증거금으로 들어온 자금도 많이 있는 것으로 분석돼, 그런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럼에도 CMA 계좌 등 증시 주변 자금으로 머무를 가능성은 높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청약 증거금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남아있는 공모주 청약에 활용하기 위해 증시 주변 자금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금리에 돈을 넣어둘 곳도 마땅치 않고, 규제로 부동산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공모주 '대박'을 꿈꾸며 남은 IPO 청약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SK 바이오팜 청약 직후 진행된 신도기연(290520)위더스제약(330350)에는 각각 1조9864억원, 2조7500억원이 몰리면서 흥행 속 청약을 마쳤다. SK바이오팜 청약을 위해 넣어둔 돈을 바로 빼지 않고 비슷한 일정의 청약에도 활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 이후에도 IPO 시장의 활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공모주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하반기 IPO 대어로 불리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한국거래소에 따르며 9월에만 14곳이 추가로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바이오·헬스케어 공모주들이 상장 후 좋은 성적을 내면서 웨어러블 의료기기 업체 이오플로우, 진단키트 업체인 얍타머사이언스와 퀀타매트릭스, 코바이오메드, 신약 개발업체 박달바이오와 노브메타파마 등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핌스, 비나텍, 신코 등 제조업체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1일 삼성증권 마포지점에서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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