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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환자 돌봄 가족 노동시장 이탈, "수발이 곧 실직돼선 안돼"
58만명 일하면서 간호, 노동력 감소 불가피…국가 경제에도 부담
2019-05-26 20:00:00 2019-05-26 20:00:0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가족을 수발하는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일할 확률이 두 자릿수 수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근로시간도 약 1개월 짧았고 소득도 낮은 양상을 보였다. 노동력 감소는 국가 경제를 저해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관련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령계층별 인구 구성비(1960~2067년).자료/통계청
 
<뉴스토마토>가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비공식 돌봄과 노동시장 참여 및 성과에 관한 분석'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논문에서 따르면 가족을 수발하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일할 확률이 16%정도 낮았고, 연간 근로기간은 14%(0.9개월) 정도 감소했다. 즉 가족을 수발하지 않는 근로자가 1년에 100%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돌봄 가족이 생기면 84%로 떨어지는 것이다. 근로기간도 약 한달 정도 줄었다.
 
소득에 따라서도 근로 확률과 기간에서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 소득이 평균 이상인 가구에서 가족을 수발하면 같은 기준으로 확률이 79.5%로 낮아졌고 근로기간은 14.4%(1.1개월) 줄었다. 소득이 평균 미만인 사례에서는 상대적으로 근로 확률과 기간이 덜 하락했다. 확률은 85.4%였고 기간은 13.5%(0.8개월) 줄었다.
 
이는 소득이 평균 이상인 가구는 수발자의 노동시장 참여 여부를 더 탄력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득이 평균 미만인 가구는 생계 부양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쉽게 이탈할 수 없는 문제점이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안태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에서의 이탈과 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 이들의 노동시장 이탈이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가족 수발자는 58만5287명으로 남자는 15만8187명, 여자는 42만 7100명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저임금을 받는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또 가족 외 간병인이 수발자인 경우는 6만1975명으로 10%를 살짝 넘는다. 약 90%가 가족의 돌봄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다. 보사연 관계자는 "노동력의 이탈이 경제 전체의 저축률을 줄어들게 할 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 2018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이 인구 중 14% 이상)에 진입했다. 노인인구는 계속 증가해 2030년 25.0%에 이어 2050년 39.8%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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