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섭 와이닷츠 대표 "행복한 노년 위한 말동무가 되겠습니다"
(스타트업리포트)치매예방 위한 AI 앵무새 로봇·프로그램 개발
"로봇으로 황혼기 삶 행복하게"…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에 콘텐츠 공급 1차 목표
입력 : 2019-01-24 06:00:00 수정 : 2019-01-31 09:53:1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2017년 1월 설립돼 올해 초 법인으로 전환한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와이닷츠(Why Dots)는 치매예방을 위한 인공지능(AI) 앵무새 로봇, 콘텐츠를 개발·서비스한다. 윤영섭 와이닷츠 대표는 "고령 사회에 발생하는 노인 문제 중 치매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치매는 현재 유병율이 10.2%(2018년 기준)에 달하고 치료와 예방이 매우 힘든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로봇을 통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효율적이고 재미있게 수행하고, 일상에 로봇이 함께 해 치매의 초기 증상을 포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와이닷츠의 목표"라고 말했다.
 
와이닷츠의 차별점은 앵무새 형태의 로봇에서 구현되는 알찬 콘텐츠다. 알을 흔들어 깨우고, 아기새 이름을 짓고, 앵무새와 함께 놀며, 2인 1조로 짝꿍을 이뤄 협동게임을 하는 체계적인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로봇을 통해 실행된다. 대화기능뿐만 아니라 운동치료·미술치료·게임/인지치료를 병행한다.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어르신들은 앵무새 로봇을 흔들어 촉각을 자극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악력운동을 할 수 있으며, 앵무새 로봇 이름짓기, 대화하기 등으로 정서적 교감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작업치료사 역시 색칠공부, 게임 등에 앵무새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 중에는 강아지, 고양이, 말 등 다양한 펫테라피(동물매개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는데, 조류 중에는 앵무새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표는 "앵무새가 유일하게 말을 할 수 있는 동물로 인식이 돼 있다. 어르신들이 대화형 로봇을 접할 때 앵무새가 가장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앵무새로 결정했다"며 "어르신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는데 앵무새 로봇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효과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검증과 피드백을 거치면서 사업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됐다고 윤 대표는 말한다. 와이닷츠가 지난해 5~9월 광명시 치매안심센터, 서대문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한 8주 프로그램 평가 자료에 따르면 참가 어르신들의 약 77%가 노인우울척도, 기억감퇴 설문에서 개선 또는 유지를 응답했다. 윤 대표는 "우리 프로그램은 어르신 2명이 한 팀이 돼 앵무새 이름을 지어주고 로봇을 성장시켜나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며 "어느 어르신은 '사랑이'라고 앵무새 로봇 이름을 지어줬는데, 사랑이가 좋아서 결석을 하지 못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와이닷츠는 지난해 8월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선 전국 256개의 치매안심센터에 앵무새 로봇 활용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게 1차적인 목표다. 
 
서대문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앵무새 로봇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와이닷츠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공학을 전공하면서 로봇에 대해 많이 배웠다.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되거나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찾거나 하는 경우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결국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대학 4학년 때 로봇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졸업을 했고 로봇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미래에 로봇이 많은 일을 대체할 것으로 본다. 일단 로봇이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딜까 고민을 거듭했고, 독거노인분들을 대상으로 정했다.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가 된 현 시점에서 로봇이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창업을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들을 만나고,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참가하면서 로봇이 어떤 기능을 갖춰서 제공되면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지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로봇이 정말 도움이 되는지 2018년 5월부터 치매안심센터에서 활용해 프로그램을 진행해 검증했다. LH에서도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판단 아래 소셜벤처로 선정을 해 지원해주고 있다. 
  
회사를 소개해달라.
회사 이름 짓는 게 처음에 힘들더라. 불만이 있거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흔히 말풍선을 그려넣고 말없음의 의미로 점을 연달아 적는다. 와이닷츠라는 이름은 '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점만 찍어넣냐, 우리가 문제를 해결해줄게, 재밌는 걸 만들어줄게, 같이 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고 싶어 고민한 결과 지은 이름이다.
 
와이닷츠는 '로봇을 통해 황혼기의 삶을 행복하게'라는 미션을 갖고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대화를 통한 치매예방이라는 아이디어로 교감치유가 가능한 동물 중 유일하게 대화가 가능한 앵무새를 모사한 로봇을 만들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앵무새 로봇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우선 로봇을 하자는 방향에서 분수쇼 로봇 등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결국 그런 로봇은 나중에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접었다.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이쪽에 우선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어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래서 고령인구의 치매예방을 위한 앵무새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
 
와이닷츠가 2018 치매안심 ICT프로그램 박람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와이닷츠
 
사업아이템을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현재 와이닷츠가 주력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은 동물 로봇을 활용한 치매예방 ICT 인지자극 프로그램이다. 개발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앵무새에 카메라 마이크 등 다양한 센서가 달려 있어 영상정보를 활용해 사람을 인식한다. 모터 2개가 머리 쪽에 있어 앵무새가 사람을 쳐다보는 효과를 낸다. 앵무새 로봇이 움직여 어르신과 눈을 맞추고 정서적 교감을 하는 식이다. 대화는 영어로 2016년쯤 개발을 해봤었는데, 한국어로는 사실 쉽지 않다. 현재 개발 중이다. 앵무새 동작, 기구설계 부분은 기어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특허 등록 받은 것도 있다. 현재는 어떻게 하면 앵무새가 애교를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앵무새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MVP(Minimum·Viable·Product, 실제 고객의 피드백을 얻기 위한 아이디어를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제품) 테스트, 시장 조사를 위해 2018년 5~9월 광명시와 서대문구 치매안심센터에서 각각 8주간의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진행 결과 참여 어르신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우울, 인지 관련 검사에서 유의미한 개선 결과를 확인했다. 
 
앵무새 로봇이니까 최대한 앵무새와 비슷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디자인 쪽에서 아무리 해도 독수리 등 다른 새의 느낌이 나서 앵무새 모형을 떠서 3D스캐너로 출력해서 털도 붙여 만들었다. 좋은 반응도 있었지만 '죽은 새 같다, 박제된 새 같다'는 반응이 있었다. 사용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야 했는데, 처음에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이같은 반응이 나온 것이다. 치매안심센터를 다니면서 앵무새 로봇을 캐릭터화해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니 사용해보신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정서적 교감도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 현재 캐릭터를 부여하는 쪽으로 애쓰는 중이다.
 
치매예방 분야는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 도입 이후 전국의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보수집, 다양한 인지자극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노인 친화적 ICT 프로그램은 부족한 상황인 것을 확인했다. 치매안심센터에 치매예방 ICT프로그램을 보급하는 것을 1차 목표를 잡았다.
 
치매돌봄 등에 인공지능 로봇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앵무새 로봇 활용 치매 예방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1대의 앵무새 로봇과 '알 > 아기 새 > 앵무새 > 짝짓기'라는 스토리를 함께 즐기도록 구성돼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 어르신들은 이름짓기, 색칠하기, 대화하기 콘텐츠를 통해 로봇과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교감할 수 있다. 또한 운동을 유도하고 각종 인지자극 게임을 하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창업 후 거둔 성과는.
2번의 치매안심센터 내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분들이 로봇과 교감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으로 수천만원 상당의 창업지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경기광역치매센터에서 주관한 치매예방 ICT 박람회 참가 13팀 중 1곳으로 선정돼 부스전시를 했고, 치매관련 시설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9년 2월 중 명지병원 백세총명학교와 종로 치매안심센터에서 발전된 모델로 시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최종 제품을 완성해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자 한다.
 
스타트업 창업, 어떤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
스타트업 초기 소셜로봇 혹은 가정용 로봇 시장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조차 형성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나서 매출 발생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겠다는 생각에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본 목표인 앵무새 로봇 개발을 잠시 내려놓고,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관련 아이템을 수개월동안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원래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장 조사와 사업 전략 수립에 매진하는 쪽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치매안심 프로그램 판매라는 전략적 목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향후 사업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로 전국의 치매안심센터를 대상으로 인지자극 ICT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이후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나 재가 의료시설,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노인 친화형 로봇 프로그램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쌓인 노인 관련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노인을 타깃으로 하는 가정용 로봇을 개발해 판매하려고 한다. 시중에 비슷한 로봇은 있지만 와이닷츠의 앵무새 로봇 프로그램의 경우 알을 깨우고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자 콘텐츠로서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다. 로봇과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는데, 한 번 구매하면 1주일에 1회 총 12주 동안 진행할 수 있게끔 구성돼 있다. 작업치료사 분들도 콘텐츠 개발 부담을 덜 수 있어 우리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노인 문제가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 종사자들의 관심이 더욱 늘 것으로 예상한다.
 
윤영섭 와이닷츠 대표가 앵무새 로봇과 함께 있는 모습. 어르신들에게 더 친숙하도록 외형적인 변화를 거듭했다. 사진=와이닷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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