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성폭력 의혹' 고은, 민사소송 중단하라"
최영미 시인 "'민족 문학의 수장' 후광, 오랜 범죄 가려"
입력 : 2018-08-23 16:06:33 수정 : 2018-08-23 16:06:33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고은 시인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소송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350여개의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23일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고은 손해배상 청구소송 공동대응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시인의 소송 제기는 피해자의 용기 있는 외침을 묵살하고 성폭력 가해자가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질 기회를 스스로 박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 의혹을 폭로했던 최영미 시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술집에서 그의 자위행위를 목격했다는 증언과 관련해 제 두 눈을 뜨고 똑똑히 봤다. 민족 문학 수장이라는 후광은 그의 오래된 범죄 행위를 가렸다. 이번 재판에는 저와 이 땅에 있는 여성의 미래가 걸려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 의사를 밝혔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고 시인의 손해배상 청구 사실이 놀랍지 않다. 가해자들의 역고소는 피해자들을 입막음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도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키거나 지식인으로써 양심이 남아 있다면 이러한 행위는 당장 중지돼야 한다"며 소송 철회를 촉구했다. 
 
최 시인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은 "고 시인은 자기 행위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며 용서를 구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민사소송을 제기해 2차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최 시인은 지난해 12월 시 '괴물'을 통해 고 시인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고 시인은 상습적인 추행 혐의를 부인했고 지난달 17일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한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을 상대로 각각 1000만원, 이를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 2명을 상대로 2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고미경(왼쪽부터)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최영미 시인,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23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정의실에서 열린 '고은 손해배상 청구소송 공동대응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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