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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금리 외평채 발행, 한국 대내외 리스크 '숨통' 트여
트럼프 출범 이전 선제적 대응…외화채권 우호적 시장환경 조성
2017-01-17 16:52:19 2017-01-17 16:52:19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정부가 최근 역대 최저 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는데 성공하면서 국내 정치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유효함이 확인됐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외화채권 발행의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2(뉴욕시간)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표시 외평채를 발행했다. 10년만기 달러화 표시 외평채는 지난 2013910억달러 규모를 발행한 이후 처음 발행한 것으로 가장 낮은 금리로 책정됐다.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10년물) 금리 대비 55bp(1bp=0.01%포인트) 더해진 2.871%로 결정됐다.
 
우리나라의 미 달러화 표시 외평채 10년 만기에 붙은 가산금리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355bp, 2003592bp, 2004985bp, 20061269.6bp, 20094437.5bp, 20139115bp 등이었는데 이번에는 가산금리가 55bp였다.
 
이번 외평채 발행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앞으로 미국금리 상승 전망이 강한 가운데 연초에 발 빠르게 움직인 적절한 타이밍에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트럼프 취임 이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고 미국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오는 20일 열릴 취임식 이전이 가장 적기라고 판단했다""작년 12월 이후 금리는 점진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 정책이 금리인상 요인이 많기 때문에 발행 시점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한 시장 여건도 외평채 발행 시점을 선택한 요인이 됐다.
 
정부는 이번에 외평채를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하면서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은행이나 공기업, 민간부문이 정부 외평채를 기준으로 보다 우호적인 환경에서 금리를 낮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산업은행 등이 매년 대규모 외화 조달에 나서고 있고, 외평채가 이전과 같은 벤치마크로서의 위상을 갖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발행 규모도 10억 달러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송인창 국제경제관리관은 "최저 금리의 이번 외평채 발행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정부보증으로 우리 경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미리 설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산은과 수은 등이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기재부가 같이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따로 외평채 발행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711억달러인데 여기에 10억달러는 매우 작은 수치로 유동성이 없어서 한 게 아니라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가 기준이 되는 만큼 가능한 낮은 금리수준을 찍어주면 한국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이자비용을 줄이면서 외화채권을 발행할 수 있어 서둘렀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는 외평채 상환용으로만 발행했지만 올해는 만기 도래가 없음에도 외평채를 발행했다는 것. 기재부에 따르면 현재 잔존 외평채는 654000만달러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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