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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3D 프린팅, 제조 혁명 마중물 될까
대량생산에 적합치 않다는 비관론…적극적 투자와 성능개선 필요
2016-01-11 15:10:43 2016-01-11 15:10:43
[뉴스토마토 류석기자] 3D 프린팅이 앞으로 우리 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 대량 생산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3D 프린팅이 각광 받아 장기적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3D 프린팅이 획일화된 대량 생산 방식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을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4년여가 흐른 현재 일부 제조업체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상용제품의 대량생산에는 아직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량 생산에 적용키 위해서는 풀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대기업들이 3D 프린팅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량 맞춤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면, 3D 프린팅 확산은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일 LG경제연구원은 '3D 프린팅 시대, 이제 시작이다'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3D프린팅의 현재 현황과 과제, 향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해 분석했다. 서진원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아직까지 3D 프린터의 성능, 소재, 제품 디자인, 품질 관리 측면에서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이 문제들이 한 단계씩 해결돼 가면서 3D 프린팅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3D 프린팅이 특정 영역에서는 고객가치 창출과 제조 경쟁 우위를 갖춘 제조 기술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3D프린팅코리아'에서 업체 관계자가 3D 프린팅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3D 프린팅, 대량생산 적합치 않아"…비관론 대두
 
보고서에서는 현재의 3D 프린팅의 현황에 대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평가했다. 현재 제조업체들은 3D 프린터를 시제품 제작에 주로 활용할 뿐, 상용 제품 생산에는 좀처럼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팅의 성능이 미흡하기도 하지만, 전문 지식이 부족해 3D 프린팅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제조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몇몇 전문가들도 3D프린팅에 대한 비관론을 제기하고 있다. 폭스콘의 테리 궈 회장은 "3D 프린팅은 속임수에불과하다"는 주장 을 펼치기도 했다. 대량생산에 적합하지도 않고, 어떠한 실질적인 상업적 가치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옥스퍼드 경영대학의 매티아스 호워그 교수도 "3D 프린팅이 제조업 혁명을 일으키기는 어 려우며, 전통적인 제조 방법을 보완하는 방식에 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3D 프린팅은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개인 맞춤형 제품이나 복잡한 디자인의 제품 생산에 제한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3D 프린팅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떨어지는 3D 프린팅의 성능 ▲출력 부품 품질 관리의 어려움 ▲소재의 다양성 부족 및 낮은 가격 경쟁력 등이 꼽힌다. 먼저 성능 측면을 보면 3D 프린터로 제품 출력시, 디지털 설계 도면과 치수가 일치하지 않거나, 형상이 유지되지 않고, 중간에 틈새가 생기는 등 제품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PwC가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이 3D 프린팅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는 3D 프린터의 출력 품질(47.2%), 가격(31.5%), 소재 혼용(22.2%), 출력속도(19.4%) 등 주로 3D 프린터의 성능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
 
3D 프린팅에 사용되는 소재의 가격도 아직은 대량 생산 방식에 어울리지 않는다. 전통적인 사출성형에 사용하는 플라스틱같은 경우 1kg에 약 300원인 반면 3D 프린팅용 광경화성 수지의 가격은 1kg에 10~30만 원 수준이다. 또 금속 3D 프린팅 확산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출력 부품의 품질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3D 프린팅은 새로운 제조 방식이기 때문에 소재와 프린팅 방식에 따라 어떤 물리적 성질을 갖는 제품이 출력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3D 프린팅의 확산, 적극적인 투자와 성능 진화에 답있다
 
보고서에서는 3D 프린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먼저 갖고 있는 장점을 통해 기존 제조업을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가아햔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의 장점으로는 다양한 제품을 전환 비용 없이 유연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과 한 층씩 쌓아 올려서 제품을 제작하는 적층가공 방식이기 때문에 디자인 제약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맞춤형 제품 제작과 같이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경우 3D 프린팅이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으며 복잡한 디자인의 제품을 제작하는 경우, 3D 프린팅이 기존 제작 방식보다 편리하다.
 
현재 3D 프린팅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분야는 보청기, 치과 가공물 같은 의료 보조 기구 같은 맞춤형 분야다. 보청기의 경우 미국 보청기 업계는 기존 생산방식에서 100% 적층가공 생산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500일이 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빠르게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했다. 지멘스(Siemens)도 보청기 제작에서 3D 프린팅을 도입해 제조 공정을 50~80% 가량 줄일 수 있었다.
 
미국 로컬모터스는 2015년 3D 프린팅 방식을 적용한 새로운 전기차 '스윔(LM3D Swim)'을 선보였다. 스윔은 2017년 고속도로 주행까지 가능한 전기차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현재 스윔은 미국 연방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검증 단계에 있다. 로컬모터스는 다양한 차량 외형 디자인을 제안하고발전시켜 고객별 맞춤 차량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또 GE는 2020년까지 10만 개의 부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향후 5년간 30억 달러를 산업용 3D 프린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D 프린팅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량 맞춤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진원 연구원은 "3D 프린팅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며 "3D 프린팅의 한계가 극복되면서 3D 프린팅이 유리한 제품 영역은 점차 넓어질 것이고, 이에 기업들은 자신들이 제작하고 있는 제품이 과연 3D 프린팅 방식이 유리한 영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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