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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청룡영화상, 작품·감독·남우주연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2015-11-16 08:00:00 2015-11-16 08:00:00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시상식으로 평가받는 '청룡영화상'이 어느덧 36회를 맞는다.
 
올해도 한국 영화계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세 편이 넘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중성뿐만 아니라 영화적 완성도를 인정받은 영화가 대거 등장한 덕에 올해 시상식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과 더불어 600만 관객을 돌파한 '사도'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누가 차지할지 영화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동훈 감독(왼쪽), 이준익 감독. 사진/쇼박스
 
◇작품상·감독상: 최동훈의 '암살' Vs. 이준익의 '사도'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는 '국제시장'(윤제균 감독), '극비수사'(곽경택 감독), '베테랑'(류승완 감독), '사도'(이준익 감독), '암살'(최동훈 감독)이 올라 있다.
 
다섯 작품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올해 작품상과 감독상은 '암살'의 최동훈 감독과 '사도'의 이준익 감독으로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암살'로 변화를 꾀했다. 기존 작품에서 사회적인 메시지보다는 가볍고 재밌는 영화를 만들었던 최 감독은 '암살'에서 여전히 잔존하는 친일 세력과 얼굴 없이 사라져간 독립군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가볍고 빠른 감각을 앞세웠던 전작들에 비해 무겁고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잡한 사건을 매끄럽게 풀어내며 독립군에 대한 감동도 진하게 남겼다. 130억원이 들어간 세트를 통해 1930년 당시를 그대로 재현한 것은 물론 주조연 가릴 것 없이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친 배우들도 높은 점수를 받게 한 이유다. 최근 국정교과서가 사회적 화두로 된 시점 역시 '암살'의 수상을 예견하는 영화 외적인 이유로 꼽힌다.
 
'왕의 남자', '평양성', '소원'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세대갈등을 주제로 한 영화 '사도'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노린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을 통해 현재 국내 사회문제로 꼽히는 세대간의 갈등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화합을 권유했다는 평이 나온다.
 
다른 미디어를 통해 이미 수없이 다뤄진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을 가족사 위주로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를 전한 점은 '사도'의 미덕으로 꼽힌다. 영조와 사도세자를 연기한 송강호와 유아인을 비롯해 전혜진, 김해숙, 문근영, 이효제 등 주변 인물들까지도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다. 정통사극이 큰 사랑을 받지 못하던 시점에서 정통사극으로 성공한 점 역시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유난히도 좋은 영화가 많았던 2015년이다. 과연 어떤 작품이 청룡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송강호, 이정재, 유아인(왼쪽부터). 사진/쇼박스, 뉴시스
 
◇남우주연상: 송강호·이정재·유아인의 삼파전
 
올해 청룡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의 후보로는 '사도'의 송강호, '사도'의 유아인, '암살'의 이정재,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의 정재영, '베테랑'의 황정민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사도'의 송강호와 유아인, '암살'의 이정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특히 지난해 '변호인'을 통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가 또 한 번 수상할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변호인'을 통해 34세 노무현을 연기한 송강호는 '사도'에서 다시 한 번 실존 인물인 영조로 관객과 마주했다.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하고 아들을 나무라기만 하는 영조의 모습에 진정성을 담았다는 평가다. 특히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송강호의 오열은 올해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사도'에서 송강호의 대척점에 선 유아인은 올해 가장 괄목한 성장을 보인 배우로 꼽힌다. 기존 작품에서 반항아적인 이미지를 보여온 유아인은 사도세자를 통해 더욱 깊은 연기를 보였다.
 
아버지에게 미움을 받으면서 광기를 보이는 모습부터 어머니에게는 효심을, 아들인 정조에게는 아버지로서의 훌륭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사도'에서 보여준 유아인의 얼굴은 다양했다. 여러 얼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아인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감정선을 보였다. '베테랑'에서는 악역으로도 자신의 입지를 다져 올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배우로 통한다.
 
'암살'의 이정재 역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펼친 배우다. 이정재는 임시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면서 일본 정부에 긴밀히 정보를 제공하는 염석진을 연기했다. '암살'의 최동훈 감독이 이정재는 그야말로 염석진 그 자체였다고 평가할 정도로 인물에 완전히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암살'을 통해 역대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강호의 2년 연속 수상일까, 아니면 이정재 혹은 유아인의 반격이 될까. 청룡영화상이 어떤 선택을 할지 세간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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