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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중복청약…결국 무더기 미계약
청약 경쟁률 늘려 수요자 이끌지만 '허수' 주의해야
2015-08-04 16:46:36 2015-08-04 16:46:36
건설사들이 시간차 분양을 진행해 시장의 심리를 호도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경쟁률과 실제 계약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청약자들의 주의가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시간차 분양은 당첨일이 다를 경우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 청약 허수를 만들어경쟁률이 높은 인기단지로 마케팅 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현대건설(000720)은 경기 광주시 태전지구에서 태전힐스테이트 3146가구에 대한 청약접수를 받았다.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 2 대 1, 최고 경쟁률 28 대 1로 순위 내 마감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하지만 6월 말 기준 이 단지는 총 1250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다. 전체 분양분의 40%가 계약 포기로 다시 시장에 나온 것이다.
 
태전5지구 4·5·6블록과 6지구 7·8·9블록을 같은 날 청약받았지만 당첨자 발표일이 다르다. 5지구가 6월 1일, 6지구가 6월 2일 발표했다. 현행 법상 당첨자 발표일이 다를 경우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 태전 힐스테이트보다 하루 앞서 분양한 태전 아이파크에 중복 청약한 수요까지 빠져나가며 미계약분이 더 늘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광주 힐스테이트 태전은 청약 당시 2:1로 순위 내 마감했지만 중복청약 수요가 빠져나가며 40%가 미계약분으로 나왔다. 사진/뉴스토마토DB
 
김포 풍무지구에서 대우건설(047040)이 분양한 풍무 푸르지오는 한 단지를 중복청약이 가능하게 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달 29일~30일 실시한 김포풍무2차 푸르지오 1·2순위 접수 결과 2441가구 공급에 3614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표면상으로 평균경쟁률 1.48 대 1을 기록했지만 일부 평형에 청약이 몰렸을 뿐 100㎡, 112㎡ 8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1순위에서 절반이 넘는 1335가구가 미분양 났지만 청약통장을 쓰지 않는 2순위에 청약자가 몰리며 중대형 88가구만을 미분양으로 남길 수 있었다.
 
대우건설은 같은 단지 2441가구를 1회차 1244가구, 2회차 1036가구로 분할 공급해 중복청약 기회를 열어뒀다.
 
김포풍무2차 푸르지오는 분양 전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다. 전용 84.9㎡는 3억6680만원~3억9180만원에 분양됐다. 2013년 6월 분양된 1차 3억1180만원~3억3190만원보다 6000만원 이상 올랐다. 논란에 비해 선방했지만,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것을 감안하면 미계약 분으로 골치를 썩을 수도 있다는게 현장의 전망이다.
 
현장 중개업자는 "비행기 소음을 많이 지적하지만 살면서 적응하다 보면 큰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분양가가 지적했던대로 다소 높았다는 것"이라며 "현재 1차 프리미엄에 2018년 개통 예정인 김포풍무역 호재까지 미리 분양가에 반영시킨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다소 심리적 부담이 커진 가운데 기본적인 부적격자와 중복청약, 투기수요까지 감안하면 미분양률이 크게 올라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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