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 국내 증시가 소외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각국 증시가 고점을 돌파하거나 양호한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코스피는 1월 말부터 1930선~1970선 사이의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증시가 부진을 벗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인의 본격 귀환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간 국내 증시가 유독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8주간 아시아 주요국 외국인 동향을 보면 한국이 유독 외국인 자금 이탈이 컸다"며 "연초부터 통화전쟁, 환율전쟁이라 칭해지는 각 국의 정책부양 대열에 한국은행이 발 맞추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지연하면서 정책 기대가 약화되면서 외국인의 관심도 낮아지고 더불어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의구심도 상존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자료=MSCI, 블룸버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사이 전세계 주식형 펀드의 평균 한국 보유 비중은 4.4%인데 벤치마크 상 비중 6.3% 대비 약 2%포인트 모자란다"며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로 전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이 장기 소외된 이유는 수출이 정체되고 지수관련 대기업의 이익이 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5년째 비중 축소국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은 매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가 잦아든다면 외국인의 코스피 견인력은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의견을 종합하면 금리 인하와 실적 개선 시그널이 외국인 귀환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트리거가 언제 당겨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외국인이 살 수 있겠지만 통화정책에서 외국인 매매를 자극할 모멘텀은 아직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단기적인 트리거보다는 실적 바닥 확인과정이 진행되거나 오히려 미국의 금리인상이 달러 약세를 촉발할 시점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로 자금 유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외국인의 수급은 풀리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12월 2조 3000억원, 올해 1월 1조원을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2월 들어 순매수로 돌아섰다"면서 "이는 글로벌 펀드 플로우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펀드 플로우의 변화는 긍정적 변화의 초기 단계이며 패시브 성격인 ETF와 액티브 성격인 Non-ETF에서 동시에 순유입이 나타나고 있다"며 "2월을 기점으로 외국인의 한국 포지션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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