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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 '진짜 연예인'으로 거듭날까
2015-01-30 14:20:40 2015-01-30 14:20:40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국가대표 농구 선수 출신인 서장훈(41)의 연예계 활약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5월 종영한 MBC ‘사남일녀’를 통해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춘 서장훈은 이후 '무한도전'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며 연예인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후 세바퀴’와 ‘애니멀즈’에 고정 출연을 하면서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서장훈이 씨름판에서 은퇴한 뒤 최고 예능 MC의 자리에 올라선 강호동의 뒤를 잇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방송인’이나 ‘연예인’이란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 서장훈은 지난 22일 열린 '애니멀즈'의 제작발표회에서 "다른 연예인 분들도 있는데 어디 가서 방송인, 예능인으로 소개하는 것 자체가 죄송해서 그런 것"이라며 "앞으로는 아마추어 방송인 정도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예능 기대주' 서장훈이 ‘진짜 연예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마추어 방송인' 서장훈. (사진제공=JTBC)
 
◇"나는 연예인이다" 선언 망설이는 이유는?
 
1998년 프로농구에 데뷔한 서장훈은 2013년 3월 은퇴를 선언할 때까지 15시즌 동안 활약하며 통산 1만 3231 득점, 5235 리바운드, 5285번의 야투 성공, 2223번의 자유투 성공 등의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은 모두 국내 프로농구 역대 1위의 기록들.
 
207cm의 큰 키에 슛 정확도까지 장착한 서장훈은 탄력이 뛰어난 흑인 용병들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유일한 국내 선수였다. 연세대 재학 시절엔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등 스타 플레이어들과 함께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현역 시절 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최고의 농구 선수로서 인정을 받았던 서장훈. 스포츠 스타로서 누릴 것은 다 누려봤다. 현재는 200억대 빌딩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그런 서장훈에게 연예인으로서의 반짝 인기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선수 때 훨씬 많이 벌었다", "어릴 때 이미 큰 인기를 겪었다. 나이 마흔 넘어서 오는 인기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서장훈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서장훈은 현재 연예인으로서의 성공보다는 대중들과의 소통과 평소 친분을 갖고 있던 연예인들과 교류 등을 위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연예인' 서장훈의 강점은?
 
서장훈에겐 끊임 없는 방송 출연 요청이 몰려들고 있다. 서장훈은 최근 JTBC ‘비정상회담’, ‘속사정쌀롱’, KBS ‘해피투게더’, MBC ‘라디오스타’ 등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렇다면 서장훈이 방송가로부터 이처럼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가 뭘까. '예능 공룡'이라 불리는 서장훈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분석.
 
서장훈은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사남일녀'에선 배우 이하늬와 메주 만들기를 하던 중 "바닥에 뭐 안 깔아도 돼나?","여기 비었는데", "코너가 빠졌어", "너무 디테일하지 않구나" 등의 끊임없는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꼼꼼한 성격을 드러냈고, '애니멀즈'에선 다정다감한 말투로 어린 아이들과 강아지를 돌보기도 했다.
 
또 우락부락한 모습과 달리, 동료 연예인들에게 항상 당하기만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서장훈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이야깃거리는 서장훈의 이혼 사실. 서장훈은 오정연 아나운서와 지난 2009년 결혼한 뒤 2012년 이혼했다. 서장훈 개인에겐 큰 상처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서장훈과 함께 출연한 동료 연예인들이 아무렇지 않게 그런 서장훈을 놀리고, 서장훈이 질색을 하며 받아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대신 이 과정에서 서장훈은 "나는 남자니까 괜찮다. 그런데 그 분에게 피해가 될까봐 걱정된다"며 오정연 아나운서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장훈은 '해피투게더'에선 남편에 대한 자랑을 하는 배우 최정윤을 향해 "제 입장에서 좀 불편하네요"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고, MBC '섹션 TV 연예 통신'과의 인터뷰에선 KBS '나 혼자 산다'의 섭외 요청을 거절한 것에 대해 "제 상황이 혼자 사는 걸 굳이 알려드리기가 그렇다"며 재치 있게 받아넘기며 웃음을 줬다.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활약..제2의 강호동은?
 
서장훈 외에도 연예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포츠 스타 출신 방송인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축국 국가대표 출신인 안정환은 지난 2013년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이후 MBC '아빠 어디가'와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끼를 발휘하고 있다. 과거 '테리우스'란 별명으로 불렸던 안정환은 친근한 동네 아저씨 같은 매력과 할 말은 하는 '돌직구 화법'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격투기 스타 추성훈은 딸 추사랑 덕분에 스타덤에 오른 케이스. 추사랑과 함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추성훈은 다정다감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링에 오르던 격투기 선수로서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예인 못지 않은 끼를 갖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이 많다. 스포츠 스타들은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졌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거리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며 "기존의 전문 방송인과 달리 틀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역시 스포츠 스타 출신 방송인들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스포츠 스타 출신 방송인들의 맹활약 속에 서장훈은 '제2의 강호동'이 될 만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고 나갈 만한 뛰어난 입담을 갖고 있는데다가 거리낌 없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솔직함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고 있기 때문. 최근 윤종신, 김연우, 박지윤 등이 소속된 미스틱89가 서장훈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게 됨에 따라 서장훈의 연예계 활동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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