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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vs. 현대차..'비정규직 문제' 기싸움
"정몽구 회장과 담판 안될 경우 공장진입"..충돌 우려
2013-07-18 18:32:44 2013-07-18 18:35:44
[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현대차와 희망버스 기획단이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치열한 대립전선을 이어가면서 충돌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현대차(005380) 희망버스 기획단은 오는 20일 사내하청 불법파견 중단을 요구하는 희망버스 100대와 희망열차 2량을 울산 현대공장에 집결시킨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태에 이은 또 다른 대규모 희망버스 행렬이다.
 
특히 이날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은 정몽구 회장과 윤갑한 사장에게 '대법원 판결 3년, 고공농성 280일 불법파견 인정 정규직 전환을 위한 면담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문제는 기획단이 정 회장 등 최고경영진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거나 사내하청 근로자 전원 정규직화에 대한 약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는 사측과 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대차 희망버스는 일반시민들과 함께 하는 결의대회라는 점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때 다수의 시민이 다칠 수 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이번 희망버스는 지난 10년간 이어온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비정규직들에게 정규직 전환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면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공장 안으로 들어가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울산공장 직원으로부터 현대차가 희망버스에 대비해 4000명의 용역들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창근 희망버스 기획단 대변인도 "정몽구 회장과 면담을 하러 공장에 진입할 때 현대차 측에서 막는다고 그냥 물러설 수는 없다"며 "사측에서 막으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기획단의 면담 제안을 수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기획단과의 면담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장에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희망버스 관계자들이 들어온다고 해서 문을 열어줄 이유 또한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대법원이 현대차에서 2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지만, 이후 차일피일 현대차의 행동이 지연되면서 사회적 논란은 커져만 갔다. 노사 양측의 접점 또한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시 대법원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최병승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기획단은  2년 이상 사내하청으로 일한 비정규직 전원에게 해당하는 판결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현대차는 최병승씨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획단 관계자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법원의 판결을 현대차가 준수하는 것"이라며 "3500명의 비정규직을 신규채용하겠다는 현대차의 입장은 교섭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 촉탁계약직으로 근무하다 지난 1월 계약해지된 공모씨(29)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일이 일었다. 이틀 뒤에는 기아차 사내하청분회 조직부장 김모씨가 광주공장에서 "비정규직 철폐하라. 인간답게 살고싶다"고 외친 뒤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은 지난 17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행 희망버스 계획을 밝혔다. (사진제공 =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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