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에서 급성장한 이후 정체기를 맞자 성장 잠재력이 더 큰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며 수익 다변화를 노리는 모양새입니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1937억3000만달러로 한화로는 약 282조3033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중남미 시장은 89억2000만달러(약 12조9982억원)인데요. 반면 국내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2023년에 2조650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안랩은 신년사를 통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올해 '월드 클래스'기업으로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요. 안랩은 XDR(확장형 탐지·대응), OT(운영기술)보안, ZTNA(Zero Trust Network Access), CNAPP(Cloud Native Application Protection Platform)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을 확대 중입니다. 지난해는 사우디아라비아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기업인 SITE와 합작법인 라킨을 공식 출범했습니다. 향후 합작법인 라킨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AI) 보안,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 솔루션 및 서비스 범위를 늘리고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SK쉴더스도 지난해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보안 환경과 지능화되는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침해사고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합니다. 해외에서 공장이나 법인을 운영 중인 제조 기업에 침해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국내에서는 SK쉴더스가 대응하고 해외에서는 버라이즌이 서비스를 공동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또 모의해킹, 취약점 진단 등의 서비스를 글로벌 전역에 교차 제공하며 양사가 보유한 사업망을 공유하고 보안 역량을 키워 나갈 계획도 밝혔습니다.
라온시큐어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통합 디지털 ID 서비스 프로젝트, 코스타리카 정부의 공공 디지털 지갑 개발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습니다. 이를 통해 라온시큐어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혀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동남아를 비롯해 중남미와 중앙아시아 다수 국가들과 블록체인 기반 국가 디지털 ID 도입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일본 대기업과 자사 플랫폼 '옴니원 디지털아이디' 기반 자격증명 연계 실증실험을 진행하는 등 일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이버 보안 기업의 해외 진출 모색이 활발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27년까지 국내 보안 산업을 30조원까지 키우겠다고 발표했지만, 국내 시장은 내수에 치중돼 있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때문에 우리보다 더 파이가 크고 시장 잠재력이 있는 중동 등 해외로 진출을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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