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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살아나는 명동 대 그림자 못지운 이태원
외국인 돌아오며 명동 '활기'…공실률 21.5%까지 하락
참사 100일 앞둔 이태원…할인 혜택·정부 지원에도 한산
2023-02-03 06:00:00 2023-02-03 08:09:01
이태원 참사 100일을 나흘 앞둔 1일 저녁 이태원(하단)과 명동의 밤거리 모습.(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김현진 기자] “답답하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기다릴 수밖에 없죠.”
 
이태원 핼러윈 참사 100일을 앞두고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딤섬집 주인의 말입니다. 한때는 줄을 한참 서야 들어갈 수 있었던 음식점은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불과 100일전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각종 모임과 회식 등이 부활하면서 활기를 띠던 상권이 다시 어둠 속에 빠져든 모습이었습니다.
 
참사가 발생했던 이태원1번 출구 옆 골목길은 추모의 메시지가 한켠으로 재정비돼 있었지만, 유동인구는 없었으며 바로 옆의 건물에는 임대 문구가 적힌 공실이 눈에 띄었습니다. 해밀턴 호텔 뒤편에 자리한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달 말까지 'I love ITAEWON’ 포스트를 찍어오면 무료 서비스나 10~30% 할인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문구가 점포 외벽 곳곳에 부착돼 있었지만, 거리엔 2~3팀의 사람들이 오갈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방문객이 끊기자 상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월세는 비싼 반면 손님은 없으니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이태원은 10.29참사로 인한 잠정휴업 등으로 상권 침체되며 소규모 상가 투자수익률이 1.18%에 그쳤습니다. 중대형의 경우 0.94%로 더 낮은 수준입니다. 
 
(사진=백아란기자)
 
정부의 지원도 큰 도움은 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용산구는 2월 한 달간 이태원 인근 지역 상인 등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심리상담소를 열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이태원 참사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원스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모르는 소상공인도 많은 까닭입니다.
 
이태원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한 소상공인은 “지원센터 같은 게 있는지도 몰랐다”며 “코로나19 기간을 버티던 곳까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임대료 등) 실질적인 지원과 분위기 전환이 가장 필요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2일 방문한 명동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관광객을 비롯해 새로 영업 준비를 위해 공사를 하는 사람들로 분주했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판촉행사를 위해 점포 앞에 나와 홍보를 하는 직원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명동 상권도 과거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1분기 명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42.1%를 기록했지만, 2분기 36.9%로 떨어진 이후 4분기에는 21.5%까지 하락했습니다. 명동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과거와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며 "여전히 평일에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는 않지만 주말에는 확실히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김현진기자)
 
명동상권은 2020년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몰락했습니다. 과거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꼽히며 많은 관광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인건비,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한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상황이 좋아지긴 했지만 과거의 모습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명동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가 풀린 이후 상권에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여전히 (상권이) 침체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의 모습을 되찾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메인 거리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자리한 건물의 경우 외벽에 '임대문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으며 여전히 공실로 남겨진 점포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과거 수억원을 웃돌았던 권리금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명동의 경우 임대료보다 권리금이 더 비싼 곳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권리금을 내고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권리금을 포기하더라도 폐업을 하는 분들도 계신다"며 "인건비 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권리금은 생각도 못 한다"고 했습니다.
 
 
백아란·김현진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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