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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섭외 ‘고딩엄빠2’, 미성년 대상 성범죄 미화 논란
2022-12-07 10:01:20 2022-12-07 10:01:2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2’(이하고딩엄빠2’)가 화제성에 눈이 멀어 자극적인 소재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계속 쌓여가고 있다. 더구나 기획 의도마저 유명무실해져 도대체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6일 방송된고딩엄빠2’에는 19세에 임신을 해 16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은지와 남편 모준민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 하게 된 사연, 3대가 합세해 16개월 된 아들 도윤이를 키우는 모습이 공개됐다.
 
문제는 두 사람이 만난 시기다. 19세의 고등학생이었던 박은지가 당시 30세의 남편을 만났다는 점이다. 미성년자와 성인이 만나 임신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MBN '고딩엄빠2'. (사진=MBN)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9세 이상의 사람이 만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경우 처벌된다. 즉 양자 간 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 연령과의 성관계에 대해서는 강간으로 간주할 수 있는 의제강간죄가 성립된다. 하지만 16세 이상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쌍방이 합의한 관계에 대해서는 처벌이 어렵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법적으로는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처벌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사회적인 통념상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렇기에 민감한 사안일수록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작진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두 사람의 일상을시트콤 뺨치는 파란만장 사연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제작진은이번 회에서는 보통의고딩엄빠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21인싸맘 32아싸파파의 우당탕탕 처가살이 라이프가 그려지며 시트콤 못지 않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이날 방송과 같은 이슈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방송에는 19살에 임신한 김보현이 등장했다. 김보현이 임신했을 당시 그의 남편 김은석의 나이는 29세였다. 당시 사연 역시 미성년자와 성인의 만남이었다. 교회에서 만난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자극적으로 포장됐다.
 
시즌1 기획 의도를 살펴 보면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엄마, 아빠의 리얼한 일상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여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본다라고 되어 있다. 시즌2의 경우벼랑 끝에 선 고딩 엄빠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방법을 모색해본다고 적혀 있다. 성인과 미성년자로 만나 부부가 된 출연자들을 섭외한 것 자체가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고등엄빠2’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폐지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성인이 미성년자와 성관곌를 가지고 임신까지 시키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이슈가 다뤄진다면 아이들에게 잘못된 성 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출연 변호사가 관련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인철 변호사는고딩엄빠들의 부주의한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저는 이들의 경솔한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는 따끔한 충고와 조언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에게 법률적인 지원과 후원을 하고 있다. 한편 본인의 인생을 희생하면서 어려운 선택을 했고 소중한 생명을 낳고 키우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고딩엄빠들에게는 격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다.
 
이 변호사의 말처럼 충고와 조언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격려도 필요한 부분이다. 방송을 통해서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향하는 충고와 조언, 격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지 제작진이 깊은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MBN '고딩엄빠2'. (사진=MB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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